첫 타석 첫 안타 첫 득점…‘바람의 손자’답게 잘 달리고 잘 맞히네
시애틀 커비 상대로 콘택트 능력
발목 부상에도 주루 잠재력 뽐내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타석부터 안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이정후는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밥 멜빈 감독은 “첫 타석 안타가 매우 보기 좋았다. 스피드도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최근 가벼운 옆구리 통증을 느꼈던 이정후는 이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시애틀 선발 조지 커비를 만나 볼카운트 0-2까지 몰렸지만 3구째 변화구를 가볍게 때려 1, 2루 간을 꿰뚫는 안타로 만들었다.
이정후는 이어 상대 유격수 라이언 블리스의 실책에 2루까지 진루한 뒤,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0-2로 뒤졌던 샌프란시스코는 1회에만 5점을 뽑았다.
이정후는 경기 뒤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커비는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었다”며 “0-2로 몰린 뒤 ‘맞히기만 하자’고 생각했고 다행히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1번 타자다운 주루도 빛났다. 이정후는 곧장 2루 도루를 시도했고, 덕분에 병살타성 타구였던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공을 시애틀 유격수 라이언 블리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자가 쌓일 수 있었다. 결국 5득점의 발판은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과 주루가 만든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멜빈 감독은 “첫 타석 안타가 매우 보기 좋았다”며 “지난해 발목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조금 주저할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이정후의 주루 스피드가 무척 좋다. 이정후의 주루 관련 잠재력을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현지 중계진도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에 주목했다. MLB.com을 통한 오디오 중계진은 이정후의 첫 안타 직후 “자이언츠는 이제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면서 “이정후는 그의 커리어 내내 공에 방망이를 맞히는 데 성공한 선수라는 것을…”이라고 설명했다.
윤은용·이충진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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