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앤서니 김, 12년 만에 필드 복귀
한때 타이거 우즈 후계자 명성도
복귀 과정도 미스터리다. 12년 만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교포선수 앤서니 김(39·미국·사진)의 컴백은 그가 떠날 때만큼이나 숱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앤서니 김은 3월1일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의 로열 그린 골프&컨트리클럽(파70·7048야드)에서 열리는 LIV골프 제다(총상금 2500만달러)에 출전할 예정이다. 앤서니 김은 이 대회에서 4명씩 조를 이루는 13개 팀 52명 외에 2명의 와일드카드로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은 28일 앤서니 김이 로열 그린 골프장 레인지에서 연습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전했다. 검은색 반바지에 흰색 티셔츠, LIV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하고 샷을 하는 짧은 동영상에서 그는 여전히 크게 흐트러지지 않은 스윙을 보여주었다.
앤서니 김의 복귀가 팬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의 ‘실종’이 미국골프 역사에서 손꼽히는 미스터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와코비아 챔피언십과 AT&T 내셔널, 2010년 셸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25세 이전에 3승을 거둔 미국선수로 돌풍을 일으켰다.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 미국 대표, 2010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3위 등 실력으로 인정받았고 그의 이니셜을 딴 ‘AK’ 패션사업도 화제였다.
당시는 현재 주축선수들인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콜린 모리카와, 스코티 셰플러 등도 등장 전이고 LIV골프로 전향한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등도 존재감이 없던 시절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포스트 우즈로 기대를 모을 때 미국선수 중 유일하게 황제의 뒤를 이을 미래 스타로 각광받았던 주인공이 앤서니 김이다.
하지만 그는 2012년 여름 왼발목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고 필드를 떠난 후 복귀하지 않았다. 공식 은퇴선언을 한 적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근황을 밝힌 적도 없다. 프로선수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000만달러 보험금을 받았다는 소문만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그의 이번 복귀에는 LIV가 보험금을 대신 내줄 만큼 거액을 투자했다는 소문이 따르고 있다. 하지만 LIV골프는 대회 참가자 명단을 발표하기 전까지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LIV 수장 그레그 노먼(호주)이 27일 SNS에 앤서니 김의 복귀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면서도 ‘이 선수의 재탄생을 알릴 기회를 얻어 영광’이라고 했을 뿐, 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계약관계가 매듭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미디어와 골프계, 팬들은 그가 여전한 실력과 스타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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