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억울하겠네" SM 시총 670억 '공중분해'가 '♥이재욱' 열애설 탓이라니 [TEN스타필드]
윤준호 2024. 2. 28. 21:01
[텐아시아=윤준호 기자]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대중의 니즈는 무엇인지,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가 소속 아티스트 카리나의 열애를 인정한 가운데, 반나절 만에 시총 670억원이 날아갔다. 일각에서는 '카리나의 열애'가 SM엔터 주가 하락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엔터주 특성상 아티스트의 열애, 재계약은 주가 변동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의 분석은 다르다. 시장 안정성, 사업 성장성 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표면적인 이유가 '열애설'일 뿐 엔터 업계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떨어진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 주가는 전일(8만700원) 대비 2800원(3.47%) 하락한 7만7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26일) 1조9232억원이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68억원이 사라진 1조8564억원이 됐다. 28일 역시 7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1조8946억원으로, 열애 보도 이전 시가총액 수준에 못 미친다.
앞서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 소식이 보도됐다. 카리나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이재욱 소속사 씨제스는 "(서로) 이제 알아가는 중"이라며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엔터 업계는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보도된 직후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는 설명이다.
카리나 열애설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은 끼워맞추기에 가깝다. 같은 날(27일) 별다른 이슈가 없던 SM엔터 이외 대형 엔터 3사의 주가 역시 줄줄이 빠졌다. 하이브는 7% 넘게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엔터주의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하락을 원인으로 꼽았다. 앨범 판매량 정점 통과 등에 따른 우려, 영업이익률 하락, 사업 다각화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종합적으로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먼저 하이브의 경우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매출 2조원을 기록했지만,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7일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하이브의 주가는 20만20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전일 대비(21만7000원) 7.02% 빠진 수치다.
하이브는 지난해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조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평균성장률(CAGR)도 지난 3개년도 기준 매출 31.7%, 영업이익 24.7% 수준이다. 다만, 하이브의 눈에 띄는 성장에도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당 엔터사의 목표주가를 10%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전망은 그대로이나, 앨범 성장 둔화에 따른 산업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목표 P/E(주가수익비율)를 13% 하향한다"고 전했다. 목표주가도 34만5000원에서 31만5000원으로 내렸다.
이 연구원은 또 하이브의 음원, 음반 매출이 지난해 4분기 2760억원과 비교해 1480억원 떨어진 1280억원을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7∼8월 올림픽으로 2분기에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이 집중되면서 1분기는 약 100억원, 2분기는 사상 최대인 약 11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6월 BTS 진의 제대 및 미국 걸그룹 데뷔로 실적과 모멘텀이 점증할 것이며, 주가 역시 이런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28일 기준 JYP엔터테이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0.68% 오른 7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약 26% 하락한 상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약 12% 하락했다. 지난달 18일 4만100원으로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증권업계의 분석과 같이 신사업 등 성장 동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엔터 업계 전반적인 음반 판매량 감소가 원인이 됐다. 써클차트 기준 지난해 12월 앨범 판매량은 411만 3499장으로 전월인 11월(1516만 6889장) 대비 72.9% 떨어졌다. 전년 동기(619만 3032장) 대비 33.6% 하락한 수치다. 올해 1월 들어서는 559만 5970장으로 전년 동기(765만 9325장) 대비 26%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SM 음반 판매량은 약 560만장으로, 전분기(900만장) 대비 크게 줄었다. NCT 127(정규 및 싱글, 262만), 에스파(126만), 레드벨벳(60만) 등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발매된 에스파의 4집 미니앨범 '드라마(Drama)' 초동 판매량이 전작 대비 3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대중 음반 수출액은 3390만달러(약 453억 원)로 전년 대비 34.0% 줄었다. 중국의 공구(공동구매)가 감소하면서 앨범 수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M엔터의 시가총액 670억원 공중분해는 단순 카리나의 열애 때문만이 아니다. 엔터시장 전반에 걸친 문제로 봐야 한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카리나 탓을 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 카리나의 열애설이 에스파 좀 더 나아가 SM엔터테인먼트에는 좋지 않은 뉴스일지언정 그 정도로 엔터업계 전체 주가가 흘러내리긴 어렵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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