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만 믿고 샀다가 ‘날벼락’…홍콩ELS 손실 2주만에 5000억 늘었다
H지수 최근 상승세…2월 10% 올라
지수 6500 되면 상반기 손실 5천억 뚝
28일 매일경제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등 6개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홍콩 H ELS의 손실을 조사한 결과 전날보다 659억원 늘어난 1조265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본격적인 손실이 발생한지 두달만에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확정손실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2일이었는데, 약 2주만에 소비자 손실이 2배로 불어나면서 손실 증가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금감원에 제기된 6개 시중은행 관련 ELS 민원 건수는 4000건이 넘은 상태다. 금감원이 민원 및 조정 업무를 미처 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려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H지수의 상승세다. H지수는 작년 말 4000대까지 추락했다. 은행권의 ELS 관련 상품 판매가 집중됐던 2021년 최고점인 1만2000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그만큼 소비자들이 투자한 금액에 손실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H지수는 약 50개 중국 대기업을 지수로 만든 것이라 변동성이 크다. 변동성이 큰 만큼 하락하면 크게 떨어지지만, 상승하면 또 크게 오른다. 실제 당국과 은행권은 H지수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매일경제는 6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H지수가 현 수준(5700)일 때와 6000, 6500일 때를 가정해 ELS 손실을 시뮬레이션 진행했는데, 올해 상반기까지 H지수가 현 수준인 5700을 유지할 경우 6개 은행의 누적 확정손실은 2월까지 발생한 1조원에 3조1946억원이 추가로 발생해 4조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수가 6000으로 오르면 이보다 손실이 1000억원 가량 줄어들고, 6500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5000억원 이상 손실이 줄어든다.
하반기 전망은 좀 더 긍정적이다. 가장 ELS 관련상품 판매가 많았던 KB국민은행의 경우 ‘녹인(Knock-in)’ 상품이 많아 손실도 컸지만, 올해 7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의 경우 손실이 나는 이른바 ‘녹인 배리어’가 4500선이라 이 이상만 유지되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12월 중 발생할 손실은 H지수가 5700일 경우 4조700억원 수준이다. 6000일 때 3조5699억원 정도이고, 6500이 되면 2조9300억원이 된다. 6500선까지 오르면 5700선일때보다 손실액이 1조1400억원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홍콩 증시에 대한 장미빛 전망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H지수의 상승은 그동안 크게 떨어진 것에 대한 반등 수준이지 다른 글로벌 증시 상승대비 두드러진 편이 아니다”며 “중국 경제가 시진핑 3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올해 미국 대선 등으로 미중 갈등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어서 연내 H지수와 관련된 환경 변화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확정된 손실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특히 은행들이 투자자들이 제기한 불완전판매 등 민원에 대해 ‘투자 당시 담당직원이 자세하게 설명했고, 자필 서명까지 했으니 불완전 판매라고 볼 수 없다’고 기계적으로 회신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금감원 배상안에 희망을 걸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현장조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으며, 밀려드는 민원 서류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작업에 한창인데, 투자자들에게 최소 1개월, 길면 3개월까지 조사 및 조정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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