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한국’에 찾아올 재앙…예식장→장례식장, 어린이집→요양원
![요양원 [사진 =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29/mk/20240229092709749aqal.jpg)
경기 남양주시는 지난해 주민 요청으로 진건읍에 위치한 한 놀이터를 노인 체육시설로 바꿨다. 유아 인구가 줄면서 인근 화도읍 놀이터는 아예 철거됐다. 강원 강릉 임대아파트에서는 놀이터 자리에 경로당을 지어달라는 민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접수됐다.
급속한 저출생·고령화에 전국 곳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노인 시설이 대신하는 ‘인구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통계청 장기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0.68명)은 이보다 더 낮아져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0.7명대가 붕괴될 전망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전례없는 속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프랑스(1.8명), 미국(1.66명), 독일(1.58명)은 물론 한국에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1.3명)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한국은 2013년부터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 꼴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감은 더 크다. 서울(0.55명), 부산(0.66명), 인천(0.69명), 대구(0.7명) 등 대도시권 출산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부산 중구(0.31명), 서울 관악구(0.38명), 서울 종로구(0.4명)는 0.3~0.4명선까지 주저앉아 인구 위기가 현실이 됐다.
인구감소 직격탄을 맞은 곳은 예식장과 어린이집이다. 매일경제가 국세청 사업자등록 현황과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예식장은 740곳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까지 줄었다.
결혼 기피 현상이 심해지며 예식장은 최근 6년 새 292곳(28.3%)이 증발했다. 혼인은 줄어드는데, 나이가 들어 사망하는 인구는 늘면서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사례도 많다. 2003년 들어선 부산 진구의 한 예식장은 운영 10년만에 장례식장으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광주 동구의 한 장례식장도 당초 예식장에서 업종을 변경했다.

김영주 무소속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9년간 어린이집·유치원으로 운영되던 시설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는 1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내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첫 진입한다. 고용은 물론 교육·국방·재정 등 사회 전 분야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인구 분야는 당장 정책 처방이 이뤄지더라도 생산연령인구(15~64세)로 성장해 실제 노동력으로 연결되기까지 최소 15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종합 대책이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분기 출산율이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지며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29/mk/20240229092712553vome.jpg)
중위 추계에서는 인구가 2041년(4985만명) 처음 5000만명 밑으로 가라앉지만, 출산율이 0.7~0.8명으로 정체된 최악의 시나리오(저위 추계)에서 5000만명 붕괴 시점은 불과 9년 뒤인 2033년(4981만명)으로 다가온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30대 가구의 절반 이상이 맞벌이 가구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기업들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더 촘촘히 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아동 수당과 공공 주택을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마음놓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이고 고령층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 교수는 “고령층의 건강과 업무 능력이 예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현행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정도로 높여 실질적인 산업 활동에 투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의대생들 돈 걱정없이 공부하길”…남편 유산 ‘1조원’ 쾌척 - 매일경제
- 응급실 교수, 윤 대통령에게 외쳤다…“온몸 녹아 내려, 감방에 쳐 넣든지 손 털든지 질질 끌지
- 연 4.5% 금리에 비과세 혜택…‘이런 상품’에 이벤트까지 있다니 - 매일경제
- “100엔 대신 100원 주다니”…日서 거스름돈 사기, 한국 관광객 ‘부글부글’ - 매일경제
- “사위가 내 딸을 하루 10시간씩”…장인이 폭로한 충격적 내용, 전직 군인 ‘결국’ - 매일경제
- ‘100만원 꽃병’ 순식간에 다 팔려…집 꾸밀 때 필수라는 ‘이것’ 뭐길래 - 매일경제
- 매경이 전하는 세상의 지식 (매-세-지, 2월 29일) - 매일경제
- 주가 급등락 반복하는 ‘초전도체주’...내달 4일 운명 갈린다 - 매일경제
- ‘초고령 한국’에 찾아올 재앙…예식장→장례식장, 어린이집→요양원 - 매일경제
- 파리올림픽 4대 구기 종목 전멸 위기, 황선홍호는 사실상 유일한 희망…KFA는 너무 큰 짐을 떠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