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장마비 생기면 꼼짝없이 죽을판…경로당 10곳중 9곳 ‘이것’ 없어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2.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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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직후 3분 안에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 심폐소생을 하면 생존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외부에서 AED를 가져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앞서 2018년 경로당에 AED 등 심폐소생을 위한 응급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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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내 경로당 3535곳 중
심장충격기 설치 342곳뿐
사용땐 심정지 생존율 올라
AED 설치 의무화 시급
경로당.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심장마비 직후 3분 안에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 심폐소생을 하면 생존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외부에서 AED를 가져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응급구조 분야 전문가 신동민 한국교통대 응급구조학과 교수가 심정지 환자 초기 대응을 위한 AED 보급 확대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AED는 심폐소생술과 더불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대표적 응급장치로 꼽힌다. 심정지 발생률은 연령과 함께 상승하는데 정작 노인들이 모여 있는 경로당은 AED 의무설치 장소로 지정돼 있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시에서 전달받은 ‘경로당 내 AED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전역에 있는 3535개 경로당에 AED는 342개만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은 언제든지 심정지 등 위급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지만 AED가 구비돼 있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어서 초동 대응이 쉽지 않다.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이 발표한 급성심장정지 조사 통계(2022년 기준)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 가운데 70대는 21.8%, 80세 이상은 32.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7.4%였지만 AED를 활용하면 44.1%까지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공공장소 및 다중이용시설의 AED 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르면 경로당은 AED 의무설치 기관에 포함돼 있지 않다. 공공보건의료기관, 여객 항공기 및 공항, 객차, 대형 철도역사,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 정도가 AED 의무설치 기관에 해당한다.

다만 복지부에서도 설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가 큰 경로시설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연면적이 135.53㎡(약 41평) 이상이면서 하루 평균 이용 인원이 20명 이상인 경로당이 설치 권고 대상이다. 최종 결정은 지자체 몫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경로당은 1129개에 이르지만 대부분 지자체 지원을 받지 못해 AED가 구비돼 있지 않다. AED 한 대당 설치비용은 평균 200만원에 이르고 유지비 등도 꾸준히 발생해 지자체 지원 없이 경로당에서 자체 구입해 쓰기는 어렵다. 정용정 대한노인회 종로구지회장은 “노인들은 언제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질지 몰라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다”며 “인근에 응급처치 기기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8년 경로당에 AED 등 심폐소생을 위한 응급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AED는 조작 관련 안내와 정기적 교육이 필요한 의료기기지만 AED를 설치한 경로당에서도 정작 사용법 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AED가 설치된 서울 마포구 내 한 경로당 회장 A씨는 “심장충격기 이용 및 심폐소생에 대한 교육이 지금까지 따로 이뤄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내에 어르신 대상 심폐소생술 응급처치 교육을 진행하는 구들도 있다”며 “서울시 경로당 AED 설치 비율은 타시도에 비해 양호한 편이고 앞으로 설치를 더 확대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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