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 SF 전문기자, 이정후 데뷔전에 폭발적 반응...$1억1300만 입증 시작

노재형 2024. 2. 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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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훈련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이정후가 1회말 타격을 하고 있다. 출처=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SNS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서 열린 홈 시범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예상대로 리드오프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는 0-2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우완 선발 조지 커비로부터 우측으로 흐르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몸쪽 낮은 코스로 날아드는 공을 잡아당겨 우익수 앞으로 흐르는 깨끗한 타구를 쳤다. 상대 1루수 타일러 록리어가 몸을 냘려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타구가 지나간 후였다.

이정후의 안타가 터지자 6418명의 팬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터뜨리며 한국 출신 최고의 야구 선수에 환호를 보냈다.

이정후가 경기 전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후가 1회말 3루로 내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정상급 파이어볼러 선발인 커비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한 만큼 이정후는 한층 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해 그동안 6년 1억1300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를 추켜세우면서도 KBO와는 차원이 다른 빠른 공에 적응해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정후는 다음 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유격수 땅볼 때 2루까지 진루한 뒤,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의 중전안타로 홈을 밟아 득점까지 마크했다. 이정후의 안타로 추격전을 전개한 샌프란시스코는 웨이드 주니어의 적시타와 패트릭 베일리의 그랜드슬램으로 1회에만 5점을 뽑아 5-2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정후는 이후 두 타석에서는 아웃됐다. 2회에는 1루수 땅볼을 쳤고, 4회 2사 1루에서는 상대 우완 카를로스 바르가스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는 5-9로 뒤진 5회초 수비 때 타일러 피츠제럴드로 교체됐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은 24개의 안타를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10대1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정후는 당초 시범경기 개막전인 25일 시카고 컵스전서 데뷔할 예정이었지만, 가벼운 옆구리 통증이 발생해 그동안 컨디션을 조절해 왔다. 샌프란시스코는 29일 인근 메사 호호캄스타디움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를 치르는데, 이정후도 출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고 았는 이정후. AP연합뉴스

경기 후 이정후는 "첫 타석을 들어서기 전 굉장히 긴장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타석에 서니 그렇지 않았다. 커비는 유명한 투수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맞히기만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고맙게도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밝혔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아주 오래 기다렸다. 이정후가 좀 늦게 출전하게 됐는데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득점까지 올렸다. 매우 만족스러웠다(looked pretty good to me)"면서 이정후의 베이스러닝에 대해 "분명히 꽤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다. 작년 발목 부상이 있어서 (한국에서는)조심스러워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 보니까 발이 참 빠르다. 그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도 이정후의 데뷔전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유력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자이언츠 담당 수잔 슬러서 기자는 '시범경기 결과는 선수, 코치, 구단 관계자 누구에게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때로는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도 멋진 날이 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데뷔전을 치른 오늘이 바로 그런 경우'라며 '2022년 KBO MVP인 그는 작년 7월 발목 수술을 받고 2개월을 결장했는데, 오늘 보니 4이닝을 뛰며 중견수 수비와 베이스러닝이 모두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새 중견수인 그는 1회 5득점의 발판이 된 리드오프 안타를 치며 테이블 세터로서 능력을 과시했다'며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해 리드오프로 각광받고 있는 이정후는 시애틀 우완 조지 커비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우측으로 안타를 날려 6418명 팬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에게 주어진 일에 혼돈은 없다. 그는 자이언츠의 리드오프이자 중견수'라며 '그는 주전 경쟁을 하거나 플레잉 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다. 구단은 무려 1억1300만달러(약 1509억원), 즉 프랜차이즈 역사상 야수 최고액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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