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날개를 꺾은 건 오히려 ‘그알’ 아닐까[스경X초점]
‘누가 날개를 꺾었나.’
지난해 8월 일명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조명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방송의 부제다.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라는 타이틀로 공개된 해당 방송은 ‘편파방송’ 논란을 빚으며, 사태 자체보다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그알’은 지난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자랑했던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상승세를 꺾은 전속계약 분쟁과 탬퍼링(연예인 빼가기) 의혹에 주목했고,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들의 가족 및 소속사 어트랙트와 외주 제작사 더기버스 관계자의 인터뷰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영양가 없는 내용에다 거짓 인터뷰 의혹 등으로 멤버 측을 옹호하는 듯한 방향성으로 편파 방송 논란이 일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항의가 빗발쳤다.
피프티 피프티의 기적 같은 성공 신화가 막을 내린 것은 그들 간의 내부 분열이 시작이었겠지만, 분쟁 중 전 멤버들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킨 것에는 ‘그알’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들이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던 중 등 가요계는 이들의 화합을 강력히 호소했다. 그러나 ‘그알’ 방송 이후 전 멤버들을 향한 민심이 바닥을 치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그알’ 측은 “논란이 되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다”고 예고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속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 후속편은커녕 앞선 방송이 방심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 20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심의를 진행해 해당 방송분에 대해 제작진 의견 진술을 듣기로 했다. 의견 진술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법정 제재 의결 전 방송사의 소명을 듣기 위해 진행되는 절차다.
결국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항소심 중 멤버 키나 만이 용기를 내 어트랙트로 돌아갈 것을 선택했다.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두 차례나 기각된 이후 어트랙트는 전 멤버들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어트랙트 측은 키나를 중심으로 피프티 피프티를 새롭게 꾸릴 것을 예고했지만, 이전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피프티 피프티의 팀 활동이 멈춘 후에도 ‘큐피드’는 각종 숏폼 플랫폼의 배경음악을 장악하며 빌보드 등 해외 차트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이어갔다. 분쟁 없이 활동했다면, 또 한 팀의 훌륭한 K팝 그룹이 탄생했을 거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그알’이 말하려던 날개를 꺾은 이는 누구였을까. 의도를 알 수 없었던 방송에 대한 제작진의 항변은 다음 달 5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릴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진행된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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