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당 피타 “당의 생존 위해 필사 투쟁할 것”
당 해산과 정치 활동 금지 등의 위기를 맞은 피타 림짜른랏 전 태국 전진당(MFP) 대표가 “당의 미래를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겠다”고 밝혔다.
피타 전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악물고 싸우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진당 해산과 당 지도부 출마 금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태국 헌법재판소는 전진당의 형법 112조(왕실모독죄) 개정 정책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법 개정 시도를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헌재가 당 해산이나 지도부 출마 제한을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헌재 판단을 근거 삼아 보수 진영에서 전진당을 겨냥한 소송이 빗발쳤다. 형법 112조 개정 법안 제출에 참여한 의원들의 정치 활동을 중단시켜달라는 것이다.
피타 전 대표는 “우리를 의회의 적으로 보지 말고, 우리를 가교로 이용해 달라”고 보수 진영을 향해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 정당 해산 논란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악순환이다. 계속 원을 그리며 돌아다닐 뿐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진당의 인기는 사회 변화를 향한 요구에서 비롯됐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다른 정치 세력과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태국이 가능한 한 오래 입헌군주제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내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는 의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진당은 왕실모독죄를 개정하고 징병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워 지난 총선에서 하원 제1당에 등극했다. 그럼에도 상원을 비롯한 보수파와 군부 계열 정당의 견제 때문에 피타 전 대표는 총리직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연이은 송사에 휘말려 향후 재판 결과에 당의 운명이 걸린 상황이다.
피타 전 대표는 설사 해산되더라도 전진당은 끝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당의 지향을 이어갈 수 있는 이들로 승계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결코 우리의 유산을, 우리의 이념을 빼앗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 서는데 장돌뱅이가 안 가느냐”…조기 대선 출마 공식화한 홍준표
- ‘계엄 특수’ 누리는 극우 유튜버들…‘슈퍼챗’ 주간 수입 1위 하기도
- “비겁한 당론은 안 따라”···김상욱·김예지·조경태·한지아, 헌법재판관 선출안 표결 참여
- 오세훈, 윤석열 탄핵·수사지연 “옳지 않다”…한덕수에 “당당하려면 헌법재판관 임명”
- [Q&A]“야당 경고용” “2시간짜리” “폭동 없었다” 해도···탄핵·처벌 가능하다
- [단독]김용현, 계엄 당일 여인형에 “정치인 체포, 경찰과 협조하라” 지시
- 혁신당 “한덕수 처, ‘무속 사랑’ 김건희와 유사”
- 병무청, ‘사회복무요원 부실 복무’ 의혹 송민호 경찰에 수사 의뢰
- ‘믿는 자’ 기훈, ‘의심하는’ 프론트맨의 정면대결…진짜 적은 누구인가 묻는 ‘오징어 게임
- 박주민 “어젯밤 한덕수와 통화···헌법재판관 임명, 고민하고 있다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