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도자' 꿈꾸는 마크롱, 프랑스 국민이 허락 않을 수도"

이명동 기자 2024. 2.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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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체를 이끌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발목 잡혀 이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전망이 28일(현지시간) 나왔다.

매체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프랑스를 이끄는 데 실패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도자로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가장 큰 도전은 그의 야망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프랑스의 보편적인 분위기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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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우크라 파병설' 제기해 강력한 지원 촉구
佛 정치인 일제히 질타…내부 여론도 부정적 기류
외교적 수사만 있는 佛…우크라 지원국 14위 그쳐
[파리=AP/뉴시스] 유럽 전체를 이끌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발목 잡혀 이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전망 28일(현지시간)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파병설을 제기하면서 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다. 사진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11월9일(현지시간) 수도 파리 엘리제궁에서 파리평화회의를 개최하며 취재진을 환영하는 모습. 2024.02.28.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유럽 전체를 이끌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발목 잡혀 이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전망이 28일(현지시간)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파병설을 제기하면서 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6일 수도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주최한 뒤 서방 지상군 파견을 거론, "아무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유럽이 위태롭다"며 우크라이나에 중장거리 미사일과 포탄을 공급하기 위한 9번째 연합을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로존 위기 극복을 위해 마리오 드라기 당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라는 발언을 그대로 재연하기도 했다.

파병을 포함한 강한 지원 의사까지 내비치면서 유럽을 위시한 우크라이나 지원 연대에 지도자로 등극하려는 야망을 드러냈다. '원조 정체'에 있는 미국을 대신해 유럽과 이를 대표하는 프랑스를 부각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을 비롯해 독일, 영국, 폴란드 등에서 즉각적으로 거부됐다.

하지만 문제는 프랑스 국민의 인식을 포함해 정치 환경이 이 같은 호소와 불협화음을 낸다는 점이다.

매체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프랑스를 이끄는 데 실패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도자로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가장 큰 도전은 그의 야망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프랑스의 보편적인 분위기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치권 안 야당 대부분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파리=AP/뉴시스] 유럽 전체를 이끌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발목 잡혀 이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전망 28일(현지시간)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파병설을 제기하면서 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다. 사진은 안제이 두다(왼쪽부터) 폴란드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해 6월12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 엘리제궁에서 '바이마르 3각 정상회의'를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4.02.28.


극우 성향 국민연합(RN) 소속 마린 르펜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이)전쟁 지도자를 자처하고 있다"면서 "프랑스의 핵심 이익이 침해받지 않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프랑스군을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질책했다. 극좌 성향 장뤼크 멜랑숑 전 의원도 "한 핵보유국을 다른 핵보유국이 대항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비판했다. 사회당과 보수당 등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질타했다.

문제는 6월 유럽 선거를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과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끄는 집권당 르네상스가 여론조사에서 극단 성향의 이들 정당에 밀린다는 점이다.

아울러 여론조사에서 프랑스가 러시아와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물으면 부정 응답이 너무 크다는 점도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야망을 펼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58%만이 우크라이나를 우호적으로 인식했는데, 이는 개전 초인 2022년 3월과 비교해 24%포인트나 크게 하락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무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비율은 응답자 50%로 같은 시기와 비교해 15%포인트 내려앉았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도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적 수사를 달갑게만 듣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가 실질적인 지원 대신에 외교적 수사만을 보여왔다는 불만에서다. 프랑스가 보내온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국·독일 등과 비교해 현저하게 적다.

킬세계경제연구소(IfW Kiel)에 따르면 단일국가 최대 지원국은 미국으로 인도주의적·재정적·군사적 지원을 합하면 677억 유로(약 97조8685억원)에 달한다. 독일이 220억 유로(약 31조8904억원)로 뒤를 이었는데, 프랑스는 14위로 18억 유로(약 2조6009억원)를 지원해 두 국가와 비교해 크게 뒤졌다.

다만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파병 논의 자체는 좋은 일로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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