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결’ 공민정 “연기하고 있지만, 연기하고 싶어요”[스경X인터뷰]
“연기를 하고 있지만, 연기를 하고 싶어요.”
선문답 같은 이야기다. 배우 공민정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를 마치고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의 최근은 나무랄 데가 없다. 2021년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표미선 역을 한 이후 그의 주가는 상승 중이다.
‘작은 아씨들’에서 기자 장마리,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검사 나예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의사 허지안을 연기했다. 심지어 이번 ‘내남결’은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5년 만에 해외 포상휴가를 떠나는 tvN 작품이 됐다. 하지만 그의 ‘갈증’은 멈추지 않는다.
“정말 어떤 때는 사랑을 받는 일이 너무 감사해서 메시지를 주신 분들, 작은 선물을 보내주신 분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어서 모아놓기도 했어요. 하지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과 별개로 제게 힘든 일이 생길 수 있고요. 연기가 잘하고 싶지만 채워지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지만, 연기가 하고 싶은 거죠. 늘 그런 작품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공민정은 ‘내남결’에서 양주란 역을 연기했다. 극 중 주인공 강지원(박민영)이 속한 U&K푸드 마케팅팀의 대리에서 나중에 과장까지 된다. ‘내남결’ 드라마 안에 ‘양남결(양주란의 남편과 결혼해줘)’라는 작품이 따로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서사는 컸다. 회사에서 스트레스에 워킹맘으로서 부담감. 하나뿐인 남편은 불륜에 빠져든다.
“워낙 웹툰이 인기가 많다고 들었고, 소재도 인기가 있는 ‘회귀물’이었어요. 자극적인 요소가 있잖아요. 남편이 제일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난다고 하니까요. 잘만 만들어지면 공감도 받고 재미나게 시청할 수 있는 작품으로 봤어요. 양주란 캐릭터는 그 자체로도 큰 서사가 있는 인물이라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의 사랑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과거 ‘갯마을 차차차’ 표미선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잘 봤다고 하던 대중들의 반응이 안쓰러운 양주란을 하자 ‘측은하다’고 바뀌었다. 그는 배우로서 이러한 반응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 피해를 주지 않지만, 정작 피해를 받으면 침묵해야 하는 양주란을 표현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목소리와 외양, 표정에 신경을 썼다. 그는 주란이 자신과 “180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유쾌한 모습이 있어요. 장난치고 웃긴 걸 좋아하죠. 소극적인 면은 있지만 소심하게 살지는 않으려고 해요. 표미선 같은 외향적인 인물도 제 성격이고, 주란이도 제 성격인 것 같아요. 아마 저와 더 친한 분들은 제게 주란의 면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실 것 같아요.”
여느 드라마의 여주인공 못지않게 공민정 역시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석준 실장 역 하도권은 멋있게 다가와 아닌 척 챙겨주는 로맨스를 보여 큰 호응을 얻었고, 남편 이재원을 연기한 배우 장재호는 연기공부를 같이 하던 사이였다. 그래서 너무 친해 미워하는 연기를 하기 힘들었다.
“제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권모술수’로 유명했던 배우 주종혁과 친한데요. 그 주변의 ‘무리’가 있어요. 그중 장재호라는 친구도 룸메이트였던 친구였죠. 8년을 함께 하며 공부도 같이했었는데, 이번에 우연히 만나서 반가웠어요. (주)종혁이와는 쉴 때도 서로 모여 연기의 감을 잡기도 하는 등 도움이 돼주는 친구입니다.”
공민정은 2013년 영화 ‘누구나 제 명에 죽고싶다’를 통해 이름을 알린 후 다채로운 단편, 독립영화를 통해 연기를 다졌다. 2020년대 이후부터는 많은 유명한 작품에도 나오고 있으나 지난해에도 ‘스프린터’ ‘잘 봤다는 말 대신’ 등에 출연하는 등 작은 작품에도 기꺼이 출연 중이다. 연기를 직업으로 택하긴 했지만 진정한 치유를 선사하는 순간이 많다. 그래서 그는 연기를 놓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연기가 재미있어요. 얄밉고 독한 역할을 하면 악한 면을 풀어낼 수 있고, 독백하는 장면에서는 제 속을 시원하게 만들죠. 우는 장면 역시 울고 싶은 날 얻어걸리면 또 힐링이 돼요. 어떻게 보면 이렇게 직업으로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희열도 느끼는 일이 많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그의 역할은 작품에서 서사가 잘 흐를 수 있도록 옆에서 보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연스러움 안에서도 번득이는 부분이 있기에 그의 이름은 조금씩 도드라져왔다. 다음 달부터 OTT 작품과 독립영화 작업이 이어진다. 사투리 연기를 미뤘다가 드디어 도전한다며 대구 사투리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하지만, (더욱 진정성 있는) 연기가 하고 싶다.
“제 이야기가 있는 역할이었으면 좋겠어요. 역할은 살인마든, 사이코패스든 관계없습니다.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을 많이 연기하고 있지만, 겪지 못할 과거나 가지 못할 우주에서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느껴요. 주어진 역할 잘 수행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많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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