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도 민병대 생기는 시진핑의 중국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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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의 전환점은 1978년 12월18~22일에 열린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3차 전체회의)였다.
"당 사업의 중점과 전국 인민의 관심을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로 전환한다"는 이 회의의 결정이 중국을 마오쩌둥 시대의 혼란을 뒤로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했다.
5년마다 공산당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려 새 지도부가 등장해 1·2중 전회에서 주요 인선을 마무리 한 뒤 1년이 지나면 3중전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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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의 전환점은 1978년 12월18~22일에 열린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3차 전체회의)였다. “당 사업의 중점과 전국 인민의 관심을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로 전환한다”는 이 회의의 결정이 중국을 마오쩌둥 시대의 혼란을 뒤로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했다.
5년마다 공산당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려 새 지도부가 등장해 1·2중 전회에서 주요 인선을 마무리 한 뒤 1년이 지나면 3중전회가 열린다. 앞으로 5~10년 동안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 공산당의 ‘가장 중요한 회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3번째 임기를 시작했고, 2023년 11월쯤 20기 3중전회를 열어 주요 정책의 로드맵을 내놓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일정도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1978년 이후 3중전회가 다음 해로 연기된 것은 처음이다.
경제적 이유가 우선 거론된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지정학센터장은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분배에 대한 청사진을 못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한다. “억압으로만 불만을 억누를 수는 없고 분배 계획도 함께 내놓는 것이 중요한 데, 시진핑 주석이 몇년 전 내놓았던 공동부유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은 1만2천달러가 넘지만,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리커창 전 총리는 생전에 “중국인 6억명의 월 수입이 1000위안(18만5천원)에 불과하다”는 말로 빈부격차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다. 중국 정부가 ‘고품질 발전’을 내걸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첨단기술 분야는 막강한 경쟁력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민생 경제는 우울하다. 부동산 위기, 청년실업률 급등, 지방정부 부채 악화, 증시 급락, 인구 고령화, 민영기업들의 위기가 깊다.
시진핑 주석은 경제 성장보다는 안보 불안에 집착하고 있다. 지만수 센터장은 “시진핑은 시장을 불안정 요소로 보고, 외환 위기나 부채 문제로 경제 위기가 벌어지면 공산당 정권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성장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려는 이념이 시진핑의 머리 속에 강하다”고 말한다. 모든 기업에 공산당 조직이 만들어지고, 일부 기업들은 민병 조직인 인민무장부 부대들을 설립하고 있다.
군 내부에 대한 대대적 숙청도 3중전회가 계속 미뤄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여름부터 로켓군에 대한 숙청이 진행중이고 리샹푸 전 국방부장과 웨이펑허 전 국방장관에 대한 처분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 주석이 당 지도부를 모아 장기 집권의 청사진을 내놓기가 적절치 않다.
3중전회의 실종은 시진핑 1인 권력이 강해질수록 점점 불투명해지고 삼엄해지는 중국 정치를 상징한다. 개혁개방은 희미해지고 ‘안보의 시대’ 그림자가 짙다.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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