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임종석 '탈락 재고' 요청에 "판단 다를 수 있다" 거절

오문영 기자 2024. 2. 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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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중, 화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4.02.28.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1년 전 특별당규로 정한 시스템에 따라 공정한 평가와 투명한 심사로 좋은 후보들이 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공천 공정성을 두고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기조 변화없이 공천을 진행하겠단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천 배제 재고 요청에 대해서도 "당과 개인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재명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4·10 총선 공천 상황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득권을 온존하고 가까운 사람을 꽂아 넣는 국민의힘 방식의 공천을 민주당은 하지 않는다"며 "공천 과정에서 이런저런 소리가 많이 나지만 변화해야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지역 어느 사람 하나 귀하지 않은 게 있겠나. 우리 당의 후보들 모두가 유능하고 성실하고 충직하다"며 "그러나 모두가 후보가 될 수는 없다.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특히 우리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가야하고 새로운 인물도 필요하다. 그것이 정치가 할 몫"이라며 "지금은 잠시 기존 선수를 새로운 선수로 훈련하고 단련하는 과정이어서 많이 시끄럽지만, 본질을 지켜봐 달라.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저희는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을 향해서도 "공천받으면 친명(친이재명)이 되어버리고, 공천에서 탈락하면 반명(반이재명)·비명(비이재명)으로 분류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며 "언론이 심판의 역할을 해야지 사실을 왜곡해서 상대편을 들어서야 되겠나. 공천으로 인한 혼란은 국민의힘이 훨씬 더 심한데 왜 그쪽은 조용한 공천이라고 엄호해주나"라고 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이 대표는 임종석 전 실장이 공천 배제 재고 요청을 한 데 대해서는 "총선 후보를 정하는 당의 판단과 개인의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이 아는 것처럼 해당 지역에 기득권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선하거나 힘이 센 사람을 중심으로 공천하면 혼란이나 갈등은 적을 수 있어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거절의 뜻을 돌려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다만 "의견이 다른 부분은 최대한 노력해서 대화하고, 소통해서 원만하게 수습해 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친문계 핵심인 임 전 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을 공천 배제하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공천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현역의원 배제' 여론조사에 대해선 "대체로 오해와 과장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모든 조사에 반드시 현역 의원을 넣고 조사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내부의 판단을 위한 조사이기 때문에 경선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다. 경선과 관련지어서 당무에 문제가 있는 듯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고민정 최고위원이 공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전화를 드리고 있고 문자로도 서로 의사를 주고받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복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최고위원직이) 당원들이 부여한 권한이기도 하지만 책임이기도 하기 때문에 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공천 갈등 국면에서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다. 좌우간에 우리 당에서 함께했던 구성원들이셔서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그런데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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