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주가 10% 상승…증권가선 의견 엇갈리는 ‘한화오션’ 왜?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 제공 = 한화오션]

지난달까지만 해도 낙폭을 키우며 투자자들의 근심을 사던 한화오션의 주가가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상선 부문 중심의 외형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업황 회복 시그널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구조적 변화와 경쟁사 대비 아쉬운 실적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오후 1시 30분 현재 한화오션은 전일 대비 450원(1.86%) 오른 2만4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전일 2만4150원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10.02% 올랐다. 지난 1월 한 달 사이 주가가 12.55% 하락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25일 한화오션은 장중 2만10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한화오션의 최근 1개월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갈무리]

한화오션의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은 488억원으로 295억원의 흑자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바 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화오션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한화오션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42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하기는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수주 금액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부터 전일까지 한화오션은 종가 기준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특히 신영증권은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오너십 변경 이후 보이는 변화에 주목하며 목표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려잡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턴어라운드 준비 움직임에 큰 의의를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중”이라며 “한화오션에코(구 삼우중공업)에 대한 출자, 한화해양공정유한공사(산동법인)에서 경쟁사의 컨테이너선박 블록을 제작하는 것은 모두 건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오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잡은 증권사도 등장해 투자자들의 눈길이 모인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등이 경쟁사 대비 수익성 개선 속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목표가를 각각 기존 2만9000원에서 2만8000원,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끌어내렸다.

다올투자증권 또한 수주와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가 없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목표가를 2만5000원으로 낮춰잡았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업종 내 상대적 선호도는 후순위다”며 “이는 여전히 자본에 포함된 영구채(P/B 관점)와 증자로 늘어난 주식 수(P/E 관점)가 밸류에이션 상 약점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 속도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화그룹 편입 과정에서의 수주 부진으로 수주 잔고 내 고선가 물량의 비중이 경쟁사보다 작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