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테라피, 연 100만명·8천개 병원 기반 비대면·AI 진료 시장 진출
이노테라피가 최대주주인 SCL 그룹이 보유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나선다. 비대면 진료·의료 마이데이터·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아시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노테라피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선호창 이노테라피 대표이사를 비롯해 SCL 그룹 및 회사 주요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노테라피는 2022년 12월 SCL 그룹에 피인수됐고, 1년 동안 재무구조 개선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준비를 했다. 두 차례에 걸쳐 최대 주주 대상 11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M&A(인수합병) 후 이례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을 하지 않았다. 현재 최대주주 지분율은 SCL홀딩스 25.2%, 재단법인 SCL 15.44%다.
SCL그룹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임상병리 수탁 검사기관 서울의과학연구소(이하 SCL)와 건강검진 전문기관 하나로의료재단, 의약품 유통, 헬스케어 커머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등 8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국내 대기업들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와 몽골에서도 건강검진사업을 하고 있다.
하나로의료재단은 연 30만명이 종합검진을 받고 있고, SCL은 4500여개의 병원의 의뢰를 받아 혈액 등을 검사하고 있다. SCL은 국내 최초 미국 병리학회(CAP) 인증, 유전자증폭검사(PCR) 최초 도입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창립 40주년이 된 SCL 그룹은 미래 비전으로 보유한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이란 청사진을 내세웠다. 이노테라피는 SCL 그룹의 국내외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통합한 플랫폼을 개발할 방침이다.
선호창 이노테라피 대표는 "SCL 그룹은 국내의 어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자보다 압도적 데이터 우위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시장 친화적,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의 디지털 전환(DT) 파트너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 대표는 "획기적 신역량 확보를 먼저 한 사업자가 수십조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며 "성공을 위해 △고객 접점 △데이터 △사업 육성 △하드웨어 △IT&테크 인프라 등의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하나로의료재단이 검진 고객을 현재의 3배인 100만명으로 확대하고, SCL은 병원 네트워크를 8000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검사, 검진 관련 원천기술 고도화를 하고, 신기사를 통한 의료 벤처 투자로 기술 확보 등도 추진한다.
이노테라피는 하나로의료재단과 SCL과 시너지를 내 기존의 진단, 검진 수준에서 의료, 예방 관리 영역에 진출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의료지원 플랫폼 구축을 통해 비대면 의료 사업 본격화, 정밀 의료 사업 △건강관리 플랫폼 구축을 통해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 △연구관리 플랫폼 구축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임상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한다.
김상철 데이터플랫폼 부문장은 "몇 년 전부터 SCL 그룹은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했다. 이미 개발을 마친 솔루션이 있고, 각 계열사에서 준비한 솔루션을 이노테라피로 이전해 상용화할 것"이라며 "의료 AI의 원천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디지털의 강점을 살려 해외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며 "그룹의 계열사가 3개 나라에 진출해 건강검진과 임상병리 수탁 검사를 하는 만큼, 국내에서 검증을 마친 뒤 해외 진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 대표도 "지난해 인수한 신기사와 이노테라피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미 진단 AI 기업 PhAST와 헬스케어 AI 기업 H2U에 투자했고, 새로운 투자처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노테라피의 사업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한다. 기존 사업인 지혈제 부문은 올해부터 판권 계약과 기술 이전을 통한 매출 확대를 추진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추가적인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기업의 인수도 검토해 코스닥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시키겠다고 선 대표는 전했다.
선 대표는 "신사업 본격화 및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데이터 플랫폼 중심으로 매출 구조를 혁신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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