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농작물 개량 핵심 '감수분열' 100년 난제 해결

박정연 기자 2024. 2. 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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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염색체 수준의 생물학적 패턴이라 불리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분자적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유전적으로 다양한 생식세포를 만드는 감수분열은 우수한 농작물을 개량하는 데 관련됐다.

감수분열은 유전체를 똑같이 복제하고 분열하는 체세포 분열과 달리 교차 과정을 통해 유전적으로 다양한 생식세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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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농작물을 살피는 농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염색체 수준의 생물학적 패턴이라 불리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분자적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유전적으로 다양한 생식세포를 만드는 감수분열은 우수한 농작물을 개량하는 데 관련됐다.

포스텍은 최규하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감수분열 과정 중 교차 간섭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밝히고 연구결과를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츠’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감수분열은 유전체를 똑같이 복제하고 분열하는 체세포 분열과 달리 교차 과정을 통해 유전적으로 다양한 생식세포를 만든다. 정자와 난자를 생산하며 유전적으로 완전히 같지 않은 개체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생물 다양성을 이루는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감수분열은 농작물의 우수한 형질을 골라 재배하는 육종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보통 동물과 식물 종에서 염색체당 교차가 최소 1회부터 최대 3회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교차 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면 원하는 형질을 가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지만 ‘교차 간섭 현상’으로 인해 거의 불가능했다. 1916년 처음 발견된 교차 간섭 현상은 지난 100년간 학계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형광 종자 대량 이미지 분석 기법을 통해 애기장대 식물에서 교차 빈도를 직접 측정했다. 이어 유전학적 스크리닝으로 교차 증가 돌연변이체 ‘hcr3’를 발견했다.

이 hcr3의 유전체 수준 교차 증가는 특정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J3’ 유전자의 점돌연변이가 원임임을 확인했다. 또 특정 단백질 간 네트워크가 교차 촉진인자 단백질인 ‘HEI10’의 분해를 조절해 교차 간섭과 위치를 제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교차 간섭과 억제 경로를 찾기 위해 유전학적 기법을 적용해 100년 동안 미궁에 빠져있던 생명과학계의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농업 분야에 적용하면 유용한 형질들을 단시간에 축적하고 육종 연한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품종 육종은 물론 병이나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 생산성, 고부가가치 생산과 같은 유용한 변이 발굴에도 이번 연구가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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