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성과관리·교육… HR이 AI를 만났을 때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2024년은 '생산성 혁명'의 원년이 될 것이다." AI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HR 분야 역시, AI 테크놀로지로 인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혁신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한 금융사는 인력 운영에 인공지능을 접목했다. 기존에는 HR 담당자가 여러 인사이동 기준을 검토한 후 인력 배치 안을 수립했는데, 이를 AI 알고리즘 기반으로 전환한 것이다. AI는 직원 출퇴근 시간, 육아 및 개인 고충 등을 비롯해 직무 경력, 업무 숙련도, 보유 자격증, 희망 근무지와 직무 등 수십가지 정량·정성적 데이터를 분석해서 최적 근무 영업점을 추천한다.
HR 분야에 AI를 적용한 초기에는, 구직 지원서를 분류하거나 직원 인사 기록을 관리하는 등의 시간 소모적이고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미 존재하는 HR 방식과 업무 흐름에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도입할지는 실험 수준에 가까웠다. 글로벌 컨설팅사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40% 가량이 어떤 형태로든 이런 식의 기초 인공지능 기술을 HR분야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사람들은 단순 자동화 도구를 넘어 보다 복잡한 HR 업무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일상적 업무 자동화부터 이력서 검토, 직원 행동 패턴·감정 식별, 채용·승진 의사결정 지원, 교육 프로그램 맞춤화, 인력 수요 예측에 이르기까지 AI는 HR에서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AI 기술을 발빠르게 접목한 HR 분야는 인재 확보 영역이다. 인공지능은 채용 공고 작성에 도움을 주고, 채용 공고에 적합한 후보자를 분류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는 인재 확보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뿐만 아니라, 최적 인재를 판별하는 데 큰 통찰을 준다.
온보딩 역시 AI가 영향을 미친 HR 분야다. AI는 새로 조직에 들어온 직원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온보딩 과정을 간결하게 맞춤화한다. 새로운 직원들은 AI의 도움으로 조직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는 한편, 자신의 니즈와 스킬 수준에 맞는 교육을 추천받는다. 이는 온보딩 교육 과정을 더 효과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든다.
글로벌 화장품·뷰티 기업 로레알은 AI를 활용하여 신입직원이 빠른 시간 안에 조직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다. Mya라는 AI 기반 챗봇을 도입했는데, Mya는 신입 직원이 자주 묻는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제공하고, 이들이 회사 문화와 가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학습 자원에 쉽게 접근하도록 돕는다. Mya의 도움으로 인사팀은 신입 직원의 복잡하고 개인화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전체적인 온보딩 과정의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성과관리 분야에서도 AI는 힘을 발휘한다. 이전에는 관리자나 HR에서 수작업으로 연간 성과 결과물을 살펴보거나 직원이 어떤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지 일일이 분석하는 경우가 흔했다. AI는 이런 방대한 직원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분석해 이전에는 쉽게 눈치채지 못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능하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승진자 선발, 임금 인상, 교육 니즈 파악, 직원 번아웃 방지 조치 마련 등에 합리적 결정을 하도록 조언한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특정 경향을 손쉽게 식별하는 AI의 장점은 HR 담당자가 행정적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특히 인력 계획은 AI가 전략적 통찰을 주는 대표적 영역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조직 성장세, 직원 이직률, 시장 동향 등의 여러 경영 변수를 기반으로 미래에 필요한 인력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필요한 인재 확보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스킬을 가진 최적 인력을 채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로벌 소매유통기업으로 여러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월마트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매장 내 인력 수요를 예측한다. 판매 데이터, 날씨 정보, 지역 행사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각 매장에서 필요한 인력 수를 가늠하는 것이다. 월마트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대 근무 스케줄을 최적화하고,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며, 운영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하고 있다.
AI는 직원 몰입 증진에도 기여한다. 직원 니즈와 목소리를 분석하여 무엇에 동기부여 되고, 어떤 교육이 필요하며, 어떻게 직무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이는 개인 니즈와 선호에 맞춤화 한 교육, 경력 개발 기회, 복지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한편 AI가 여러 HR 분야에 점차 도입되면서, 윤리적 문제도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많은 이들은 AI가 제공하는 정보와 결정이 편향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셋을 분석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하지만, 데이터셋에서 편향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채용 또는 승진 같은 의사결정 과정의 오류로 이어지게 된다.
2018년에 아마존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채용 논란이 크게 일었다. AI 기반의 채용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최종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남성 지원자가 여성 지원자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편향이 발생했다. 인공지능은 아마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직원들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채용 우선순위를 판단하는데, IT 개발직군이 전체 직원수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개발직군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편향이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한 인공지능은 당연히 남성 지원자를 우대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보였다. 아마존은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알고리즘을 고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해당 AI 채용 프로그램을 폐기했다
또 다른 이슈는 직원 데이터의 보안 유지다. HR에서 활용하는 데이터는 개인 정보나 성과평가 기록 같은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가 많다.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이러한 정보를 보호하고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IT 전문가와 협력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HR은 여전히 인간적 접근을 간과할 수 없는 분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는 대량의 작업을 손쉽게 처리하는 이점이 있지만, 직원의 감정 이해나 복잡한 직장 내 문제 해결 등과 같은 사항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AI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HR에 필요한 인간미를 유지하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AI가 가져다줄 잠재력을 생각해보면 HR의 미래는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AI는 HR을 관리적 역할에서 전략적 역할로 전환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통찰력을 준다. 한편, 윤리적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기술과 사람의 상호작용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우리 조직은 AI 발전과 발맞춘 HR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되돌아보자.
김주수 MERCER Korea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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