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3년째 흑자, 준비금 28조 역대 최대…"코로나로 병원 덜가"

지난해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누적지급준비금(적립금)은 28조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의료이용이 감소했다가 이후 중증질환·입원 중심으로 의료이용이 회복됐지만 질병 예방활동, 개인 위생관리 강화 등으로 외래·의원급 이하 의료 이용이 둔화된 영향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명목임금이 늘고 정부 지원이 확대되며 건강보험 수입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 다만 고령화에 따른 의료이용 증가로 2026년부터는 건보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현금흐름기준 연간 4조1276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9977억원을 적립했다.
전년 대비 수입·지출 모두 증가했으나 지출 증가폭(5조6355억원)보다 수입 증가폭(6조1340억원)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총수입은 직장 보험료수입, 정부 지원, 이자수입 등 증가로 전년 대비 6조1340억원(6.9%) 증가했다. 다만 총수입 증가율은 둔화세다. 2021년 9.6%에서 2022년 10.3%로 늘었다가 지난해 6.9%로 다소 낮아졌다.
2022년 9월 시행된 2단계 부과체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경감됐으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명목임금 상승으로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이 전년 대비 증가(4.7%)했고, 이에 따라 연말정산보험료도 증가했다(0.6조원↑).
정부지원 규모는 11조원(일반회계 9조1000억원, 건강증진기금 1조8000억원)교부돼 전년 대비 4710억원 증액됐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에도 누적 적립된 준비금에 대한 전략적 자금운용으로 이자수입은 목표수익률(4.05%)보다 0.95%포인트(p) 상회한 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초로 1조원 이상 수익을 달성(전체수익 1조840억원)해 6479억원의 현금 수익을 창출했다.
총지출은 전년 대비 5조6355억원(6.6%) 증가했으나 전년 증가율(9.6%)보다 다소 증가세가 둔화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65세 이상 연령층의 급여비 증가율(13.0%)이 65세 미만 연령층(7.9%)보다 높게 나타났다. 질병 예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 증가와 개인 위생관리 강화로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은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질환별로는 중증외 질환이 전년보다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질환은 의료이용이 회복되는 추이를 보였다. 암질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별 급여비는 전년 대비 10~20% 이상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진료형태별로 살펴보면 중증질환자 비중이 높은 입원의 경우 전년보다 의료이용(입원일수)이 회복돼 병원급 이상 입원 급여비도 높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의원급 이하 외래의 경우 코로나19 경험 이후 국민들의 지속적인 손씻기, 마스크쓰기 등 개인 위생 관리 강화로 의료이용(내원일수)이 둔화돼 급여비도 저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공단은 향후 경제 불확실성과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봤다. 공단 측은 "내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되는 가운데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지속적인 의료비 지출 증가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 증가 둔화가 예상돼 재정 불확실성은 점증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6년부터는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3072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2028년 적자 폭은 1조5836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단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필수의료 지원 확대를 통해 꼭 필요한 의료를 적시 제공하고 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과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 조정으로 재정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직장-지역가입자 간 격차 해소와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형평성 제고 등을 위한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도 지속 추진한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지출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신뢰도 높게 운영·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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