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몸집 불린 中플랫폼...韓 이커머스시장 패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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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APP) 하나로 모든 소비생활이 가능해진 시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가구 등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플랫폼' 증가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소비가 터져 나오던 '펜트업 효과' 감소 등 국내 플랫폼 기업 성장 수익창출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가격 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국내 시장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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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시장 영향 모니터링 필요”
앱(APP) 하나로 모든 소비생활이 가능해진 시대다. 오전 출근하며 저녁 먹을거리를 주문하고, 배송 주문한 생필품을 당일에 받아보는 일상이 어색하지 않다. 소비습관 변화에 따라 플랫폼에 주목한 유통기업 및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은 일찌감치 알짜기업에 베팅했다. 그러나 투자집행 이후 5년여 지난 현재 각 사가 받아든 성적표는 판이하다. 출혈경쟁을 이어가며 몸집 불리기에는 성공했지만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드물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가구 등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플랫폼’ 증가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소비가 터져 나오던 ‘펜트업 효과’ 감소 등 국내 플랫폼 기업 성장 수익창출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가격 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국내 시장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에 주목한다.
▶커가는 中 존재감=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국내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6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8% 증가하는 동안 국내 플랫폼의 해외 판매액은 4416억원(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에 그쳤다.
국내 소비자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의류·스포츠 용품 등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50.3%), 그 다음으로 미국(27.8%) 기업 플랫폼을 찾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거래액(GMV) 기준 최근 5개년 간 연평균 21.1%로 완만하게 성장하는 동안 중국 기업 등이 국내서 몸집을 불린 셈이다. 풀필먼트 구축 등 물류 인프라를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길게는 한 달씩 걸리던 해외배송이 당일배송 수준으로 빨라졌고, 가격경쟁력 또한 우수한 점이 국내 소비자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다.
때문에 중국기업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의류·생활용품 등 카테고리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종합플랫폼의 경쟁력 희미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밋빛 전망이 나오던 예전과는 다른 모양새다. 앞서 재무적투자자(FI)의 플랫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당시 패션 플랫폼은 ▷주 고객층이 10~20대의 젊은 연령층에 집중돼 미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인공지능(AI) 기반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 등이 차별화 포인트로 여겨져, 이커머스 종합플랫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몸값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일례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2021년 IMM인베스트먼트와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약 2조500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기업의 시장 잠식이 미미한 국내 여행·숙박·음식배달 플랫폼은 온도차가 있다. 국내 플랫폼 사용이 용이하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활동반경이 넓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는 CVC캐피탈이 경영권을 확보한 2019년 이후 매해 영업이익을 내 왔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180억원이다. 2021년 소프트뱅크 등로부터 투자 유치한 여행·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20억원을 내며 순항 중이다.
▶원매자로 급부상한 中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잠재 원매자 중 하나로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거론된다. 타오바오, 티몰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은 상품 품목이 다양해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 높은 플랫폼 충성도를 구축한 노하우를 한국 등 해외에서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M&A 시장 ‘큰 손’으로 꼽힌다.
전세계 27개국 지역에 진출해있는 테무 운영사 핀둬둬 등도 국내 투자업계가 꾸준히 주목해 온 사업자다. 이외에도 여러 중국 온라인 플랫폼이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확대하고 있어 상품 소싱과 직접 판매가 가능한 한국 시장을 눈여겨 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中 기업 대하는 미묘한 분위기=중국 이커머스 기업을 대하는 온도차도 특징적인 대목이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웠지만 이를 바라보는 산업계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정부가 나서 중국 기업의 동태를 파악하는 등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한국유통학회와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 기업을 불러 모아 중견기업정책관 주재 회의를 개최했다. 해외 직구 확산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저렴한 가격의 가품판매 등 시장교란 행위 여부 등을 모니터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아름 기자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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