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타석서 안타·득점… ‘이정후의 MLB’ 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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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를 잘 끼웠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무대 공식 데뷔전에서 안타와 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뒤 "오래 기다렸다. 이정후의 데뷔전이 조금 늦어졌지만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고 득점까지 한 것은 매우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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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로 뒤진 1회말 타석에서
‘올스타 투수’커비 공 받아쳐
팀 동료 중전안타로 홈 밟아
이 “가볍게 친 게 좋은 결과”
언론 “헬멧이 바람에 날렸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무대 공식 데뷔전에서 안타와 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이정후는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05억 원)에 계약한 이정후가 빅리그 실전 경기를 뛰는 건 이번이 처음. 이정후는 허리 미세 통증으로 앞선 3차례의 시범경기를 건너뛰었다.
0-2로 뒤진 1회 말 이정후의 첫 타석. 장내 아나운서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관중석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정후의 맞상대인 조지 커비는 지난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35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고, 올스타에도 선정된 ‘특급 투수’. 이정후는 커비가 던진 초구 직구를 그냥 지켜봤다. 스트라이크. 잠시 숨을 고른 이정후는 커비가 던진 2번째 변화구에 방망이를 돌렸으나 공은 배트 끝에 맞고 파울이 됐다. 몸이 빙그르르 한 바퀴 돌면서 헬멧이 벗겨졌다.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 이정후는 3구째 몸쪽으로 파고드는 변화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겨 안타로 연결했다. 이정후가 때린 타구는 상대 1루수 옆을 총알같이 꿰뚫고 우익수 앞으로 향했다. 이정후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전력 질주해서 1루에 세이프했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후속 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땅볼 때 상대 유격수 실책이 나와 2루에 진루했다. 이정후가 스타트를 일찍 끊지 않았다면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어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중전 안타 때 기민한 움직임으로 3루를 지나 홈인,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이정후는 2회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고, 4회엔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정후는 5회 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경기는 10-10 무승부로 끝났다. 이정후는 경기가 끝난 후 “2스트라이크에 몰려 그냥 가볍게 친다는 생각으로 콘택트한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자주 벗겨진 이정후의 헬멧에 큰 관심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머큐리 뉴스는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정후가 베이스만 날아다닌 것이 아니었다. 그의 헬멧도 바람에 날렸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SNS에는 ‘헬멧 사이즈 조정을 부탁드린다’ 등의 댓글이 수십 개나 달렸다. ‘큰 헬멧’은 앞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괴롭혔다. 김하성은 현재 특수 제작한 헬멧을 사용 중이다. 이정후는 “헬멧이 너무 크다”면서 “(김)하성이 형이 쓰는 업체에 제작 주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뒤 “오래 기다렸다. 이정후의 데뷔전이 조금 늦어졌지만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고 득점까지 한 것은 매우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한편, 뉴욕 메츠의 최지만은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2-1로 앞선 6회 말 시원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빅리그 재진입을 노리는 최지만은 120m짜리 대형 아치로 코칭스태프와 팬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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