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교수, 윤 대통령에게 외쳤다…“온몸 녹아 내려, 감방에 쳐 넣든지 손 털든지 질질 끌지말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증원 계획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는 가운데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업무 강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맘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윤 대통령을 향한 글을 게재했다.

조 교수는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전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응급의학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나갑니다. 이제는 진짜 온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라며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습디다. 어차피 시민들에게 전 돈만 밝히는 의새(의사를 낮춰 부르는 말) 한 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겐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라며 “그러니까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주십시오. 저는 이러다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습니다”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전공의의 집단행동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이러한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주요 99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9909명(80.6%)으로,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7%인 8939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