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연말정산 결과 보고 당혹한 사람들, '고향사랑기부제'에서 무슨 일이?

박세용 기자 2024. 2. 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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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 지난해 더 낸 세금이 있다면 돌려받고, 덜 낸 세금이 있다면 더 내는 절차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지난해 냈어야 하는 정확한 세금 총액입니다.

그렇다면 지난해 낸 세금 전액을 연말정산 결과 돌려받습니다.

다만 세액공제를 100% 보장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는 만큼, 작은 글씨로나마 안내해 줬으면 더 친절하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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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 지난해 더 낸 세금이 있다면 돌려받고, 덜 낸 세금이 있다면 더 내는 절차입니다. 돌려받는 돈은 어차피 내가 더 낸 돈인데, 2월말이면 왠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 직장인의 심리입니다. 그런데 올해 2월 급여명세서를 받아본 일부 납세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무슨 상황인데?


'고향사랑기부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는 분들 사이에서는 '기부 안 하면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는 제도입니다. 지난해 처음 시작됐습니다. 자기 주소지가 아닌 지자체에 기부하면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해주고, 기부한 지자체로부터 3만 원 상당의 답례품도 받을 수 있습니다. 10만 원 넘는 기부금에 대해서는 전액 세액공제해주지 않고, 16.5%를 해줍니다. 개인은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월 급여명세서를 받아 보니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 0원, 한 푼도 공제를 못 받은 납세자가 생긴 것입니다. 10만 원 세액공제는 당연히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3만 원 답례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니까 기부했는데, 정작 세액공제가 안 된 것이죠. 결국 세액공제 혜택 없이 10만 원 내고 3만 원 답례품만 받았으니, "7만 원짜리 비싼 사과 먹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가족들한테 '10만 원 내고 새우젓 산 사람' 됐다는 온라인 댓글도 있었습니다. 고향사랑기부 고객센터에는 세액공제가 왜 되지 않았느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이 세액공제 되지 않은 이유, 국세청 연말정산 오류였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납세자의 결정세액이 0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결정세액'은 자신이 내야 할 세금에서 세액감면에 해당하는 금액, 그리고 세액공제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뺀 금액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지난해 냈어야 하는 정확한 세금 총액입니다. 이 결정세액에서 납세자가 지난 1년간 낸 세금을 빼면, 연말정산의 최종 결과가 나옵니다. 가령 결정세액이 1,000만 원인데, 지난 1년간 1,100만 원을 냈다면, 100만 원을 돌려받게 되는 겁니다. 이 금액이 연말정산 환급금입니다.

'결정세액이 0원'이라는 것은 내가 2023년에 낼 세금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지난해 낸 세금 전액을 연말정산 결과 돌려받습니다. 만약 지난해 세금을 500만 원 냈다면, 결정세액이 0인 사람은 그 돈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여기서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은 어떻게 될까요? 결정세액이 0인 납세자는 국가에 낼 세금이 없다는 뜻이니까, 공제해 줄 세액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세액공제가 되지 않습니다. 국가가 10만 원을 더 얹어서 510만 원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세무사가 봤을 때는 상식적인 얘기입니다.

그럼 지자체는 세액공제를 어떻게 홍보했을까요. "10만 원 내면 13만 원 돌려받는다", "10만 원 내면 13만 원 혜택이다"라고만 홍보한 지자체가 많습니다. 10만 원 전액 세액공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은 없습니다. 사실 지자체 입장도 이해합니다. 10만 원 기부를 권유하면서, 세액공제 안 될 수 있다고 하면 주머니에서 나오던 돈도 다시 쏙 들어가겠지요. 납세자한테 '3만 원 이득'이라고 홍보해야 기부금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고, 열악한 지방 재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세액공제를 100% 보장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는 만큼, 작은 글씨로나마 안내해 줬으면 더 친절하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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