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환상 ML 데뷔, 올스타 투수 상대 첫 타석부터 안타-득점 폭발! '美 현지 팬들 뜨거운 박수 쏟아졌다' [스코츠데일 현장]
이정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5시 5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 1회 데뷔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터트렸다. 하지만 이후 두 타석에서는 1루 땅볼과 삼진으로 각각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데뷔전 성적은 3타수 1안타가 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윌머 플로레스(3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케이시 슈미트(유격수)-엘리엇 라모스(우익수)-루이스 마토스(좌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조던 힉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에 맞서 시애틀은 딜런 무어(2루수)-도미닉 캔존(좌익수)-미치 가버(지명타자)-루크 레일리(우익수)-타일러 라클리어(1루수)-해리 포드(포수)-사마드 테일러(중견수)-마이클 차비스(3루수)-라이언 블리스(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조지 커비.
이정후는 팀이 0-2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 이정후를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음성이 나오자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박수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정후는 1회초 중견수 수비를 보면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마치 신인처럼 그라운드를 향해 열심히 뛰면서 자신의 수비 포지션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닝을 마친 뒤에는 더욱 열심히 질주하면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첫 타석을 준비했다.
그리고 3구째. 이정후가 커비의 85마일 변화구를 제대로 '딱' 소리 나게 받아쳤고 타구는 2루수와 1루수 사이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의 1루수 타일러 라클리어가 몸을 날리며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은 옆으로 빠지면서 우익수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데뷔 첫 타석을 안타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 모인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정후를 향해 쏟아졌다. 동시에 1루로 뛰어나가는 순간에도 이정후의 헬멧이 벗겨지기도 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이정후는 리드 폭을 크게 가져가면서 상대 투수 커비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에스트라다와 승부 도중 4구째에는 과감하게 2루 도루를 감행하다가 파울이 나오면서 1루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정후는 계속해서 틈을 노렸다. 결국 재차 에스트라다의 타격 전 2루로 질주하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타구가 시애틀 유격수 라이언 블리스 앞으로 굴러갔다.
이때 만약 이정후가 스타트를 일찍 끊지 않았다면 완벽하게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다. 그렇지만 이정후의 빠른 스타트와 발 덕분에 2루에서 살 수 있었다. 오히려 이정후는 과감하게 슬라이딩까지 시도하며 2루를 찍은 뒤 송구를 피하기 위해 몸을 숙이며 낮추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상대 유격수 블리스가 당황한 것일까. 블리스가 그만 포구 실책을 범하며 1루로 공을 뿌리지도 못했다.
계속되는 샌프란시스코의 무사 1, 2루 기회. 다음 타자는 3번 타자 웨이드 주니어였다. 이정후는 2루에서도 수시로 3루와 3루 주루 코치를 바라보며 계속 주루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웨이드 주니어가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중전 안타를 터트렸고, 이 사이 2루에서 3루를 밟은 이정후는 주루 코치의 사인을 지켜본 뒤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포구한 시애틀 중견수 사마드 테일러는 이정후의 아예 홈 송구를 포기했다. 그 정도로 이정후의 스타트도 좋았고, 주력도 뛰어났다. 이정후가 빅리그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낸 뒤 득점까지 올린 장면이었다.
이어 이정후는 양 팀이 5-5로 팽팽히 맞선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자 앞서 첫 타석에 들어설 때보다 좀더 큰 박수가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 쏟아졌다. 이정후는 초구 한가운데 변화구로 꽂힌 스트라이크를 그냥 보냈다. 이어 2구째 뚝 떨어지는 공을 잘 참은 이정후. 3구째는 바깥쪽 다소 높은 공이었는데, 이정후의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다. 이정후 특유의 볼임을 직감한 뒤 투수만 그저 지켜보는 모습이 나왔는데, 그 정도로 선구안이 돋보였다. 그리고 4구째. 이정후가 친 공이 시애틀 1루수 라클리어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또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괜찮고 말고 할 것도 없고 28일에 나간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정후 특유의 단단한 성격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이정후는 직접 시범경기를 본 것에 대해 "투수의 공도 좀 다른 것 같고, 일단 더 뛰어봐야 정확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이정후의 부상을 두고 농담으로 '꾀병인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워낙 형이 저를 잘 알아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안 그래도 어제 형이 또 그렇게 말씀하신 게 장난인 걸 안다. 너무 저를 잘 안다.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앞서 25일 샌프란시스코의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완전히 제외된 채 휴식을 취했다. 팀은 4-8로 패했다. 이어 26일 텍사스와 경기에서는 약 팀 나란히 3안타씩 뽑은 끝에 0-0으로 비긴 뒤 27일에는 LA 에인절스에 9-11로 크게 패하며 1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는 그동안 라이브 배팅 때 주로 타격보다는 공을 지켜보는 데 집중했다. 시범경기에서는 다를까. 이정후는 "아직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일단 타석에 서면 많이 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치면서 공도 보고 해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실 이정후는 경미한 허리 통증으로 무리해서 출전하지 않았다. 이미 메이저리그는 지난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됐다. 먼저 23일에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르며 많은 현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어 25일에는 이정후가 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가 시범경기 첫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이정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미한 우측 옆구리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24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실시한 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브리핑을 통해 "이정후는 옆구리 쪽에 경미한 통증이 있는 관계로 시범경기 첫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천만다행으로 큰 부상은 아니었다.
25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 현장에서 만난 이정후는 자신의 몸 상태에 관한 질문에 "경기를 뛰어야 좀 실감이 날 것 같은데, 어차피 경기에 나가지 않기도 하기 때문에, 일단 주어진 스케줄을 잘 소화한 뒤 퇴근할 생각"이라고 입을 열었다. 비록 몸에 약간의 이상을 느꼈지만, 이정후는 정상적으로 출근하며 경기 전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이정후는 "저희가 막 자고 일어났을 때 몸이 뻐근하다고 할까, 알배겼다고 느끼는 딱 그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상태는 더욱 좋아졌다. 이제 또 케이지에서 프리 배팅을 치기로 돼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정후의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라인업 제외 소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매체 CBS 스포츠는 이날 오전 샌프란시스코의 소식을 다루는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수잔 슬러서의 보도를 인용, "이정후가 약간의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시카고 컵스와 캑터스 리그 개막전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매체가 언급한 'KBO 수입'이라는 단어의 배경에는 이정후의 엄청난 몸값과 파격적인 대우가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와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을 포함하는 1억 1300만 달러(한화 약 1484억원)의 6년 계약에 합의했다. 이는 역대 한국인 포스팅 최대 규모의 계약이며, 계약 총액으로는 2위다. 또 아시아 야수로는 이정후가 역대 최고 포스팅 신기록을 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성하면서 5년 9000만 달러(약 1182억 원)가 계약을 맺었는데, 이정후가 이를 훌쩍 뛰어넘는 새로운 역사를 세운 것. CBS 스포츠는 "이정후가 이번 비시즌 기간 6년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뒤 2024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붙박이 중견수이자 선두 타자가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계약 세부 내용도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는 계약 첫해인 2024시즌 700만 달러(약 90억 6000만원)를 수령한다"고 밝혔다. 이는 6년 계약 기간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단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500만 달러(약 64억 7000만원)의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입단 계약금)를 받는다"고 밝혔기에, 실제로 이정후가 내년에 받는 금액은 1200만달러(약 155억 30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정후는 2023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연봉 11억원을 받았다. 단년 계약으로 연봉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KBO 리그에서 이정후가 최초였다. 샌프란시스코는 "2025시즌 1600만 달러(약 207억원), 2026시즌과 2027시즌에는 2200만 달러(약 284억 7000만원)를 각각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2027시즌이 끝난 뒤 이정후의 거취 여부다. 이정후는 4년 차 시즌을 마친 뒤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만약 옵트아웃을 실행할 경우,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파기한 뒤 FA(프리에이전트) 신분 자격으로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몸값을 더욱 올렸을 경우에 실현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이어 "나는 그동안 수많은 일본 선수와 함께 해왔다. 샌디에이고에서는 김하성과 함께 지내기도 했다"면서 "이정후가 얼마나 팀에 빨리 적응하게 될지, 얼마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지 이미 눈에 선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후의 외향적인 성격도 함께 언급한 뒤 "보통 주위를 둘러본 뒤 적응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정후는 누구나 쉽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성격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게 좋다"며 두둔했다. 옆구리 통증으로 중요한 시범경기 첫 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잠시 쉬어가게 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런 일이 결코 드물지 않다. 주로 메이저리그는 선수 입장에서 많은 것을 배려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결국 이정후의 결장 역시 슈퍼스타를 향한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결과적으로 이정후는 오는 25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서 회복에만 전념할 전망이다.
이정후는 지난 19일부터 처음으로 팀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그 이전까지 주로 강도가 높지 않은 개인별 맞춤 훈련을 통해 재활과 회복에 힘썼다. 다만 최근에는 이정후에 대한 다소 황당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직 메이저리그(MLB)가 시작조차 하지 않았는데 미국 현지에서 최악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 공동 2위의 분류한 것.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2일(한국시간) 2024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각종 설문 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는 메이저리그의 전·현직 구단 임원과 감독, 코치 및 스카우트 등 총 31명이 비시즌 각 구단의 내용을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악의 FA 계약 부문에서는 총 30명의 선수가 표를 받았다. 그런데 그중에는 이정후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이정후는 7표를 받으며 팀 동료 조던 힉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디 애슬레틱은 "최악의 FA를 선정한 기준은 선수의 기량보다 계약 조건이다. 계약 조건을 놓고 평가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은 대개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수비와 한두 타석만 소화한 뒤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23일에는 김하성이 첫 시범경기를 치렀는데, 안타 1개를 뽑아낸 뒤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냈다. 그리고 무리하지 않은 채 더 이상의 타석 소화 없이 바로 교체했다. 다른 주전 선수들도 두 타석 정도만 들어가고 그라운드에서 나온 채 퇴근길에 올랐다.
아울러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이정후의 빠른 공 대처 여부도 큰 관심을 끌 전망이다. 지난해 MLB.com은 "이정후는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던 2023시즌을 제외하고, 타율 0.318 미만의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그런 이정후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빠진 툴을 하나 꼽자면 파워라 할 수 있다"며 "이정후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물음표는 빠른 공 대처 여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KBO 리그 투수들은 시속 95마일(152.8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한다. 그랬기에 이정후가 2023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준비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또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현역으로 활약한 뒤 외국인 스카우트로 활동했던 라이언 사도스키도 "이정후는 KBO 리그보다 더 빠른 구속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정후는 입국 후 기자회견에서 타격 폼 수정에 관해 "더 오랫동안 잘하고 싶어서 타격 폼을 바꿔본 적도 있다. 최고로 잘했을 때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미국에서는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타격 폼은 당장 수정할 생각이 없다. 내년에는 우선 그대로 부딪혀보려고 한다. 일단 해보고 거기에 맞게끔 변화를 줄 생각이다.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정후는 그저 빨리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쳐보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제가 아직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아 아직은 와닿지 않는다. 그냥 빨리 투수의 공을 쳐보고 싶다"며 자신감과 동시에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이날 실제로 올스타 출신 투수의 빠른 공을 제대로 공략하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이정후의 위엄을 알 수 있다. 2013년 일본인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현 라쿠텐)가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 5500만 달러(약 2035억 원) 계약을 맺은 게 포스팅을 통한 아시아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이었다. 이정후보다 4200만 달러가 많은 금액이다. 반면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이정후가 역대 최고 포스팅 신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23 시즌을 앞두고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182억 원)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정후가 이를 훌쩍 뛰어넘어 버렸다.
이정후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첫해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 KBO 리그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2루타 244개, 3루타 43개,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훌륭한 성적을 올렸다. 2018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5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KBO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정후를 향한 기대감이 높다. 미국 매체 야후 스포츠는 이정후를 2023~24시즌 MLB FA 선수 중 10위로 선정하면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8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바람의 손자라는) 놀라운 별명을 가진 이정후는 빠른 발을 갖춘 중견수다. 이정후는 과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팀 동료로 함께했던 김하성의 발자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이정후는 2023시즌 도중 발목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후반기 막판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최근 몇 년 동안 힘을 기르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놨다. KBO 리그가 일반적으로 공격 친화적인 리그인 점을 감안해도, 이정후는 2022시즌 627타석에서 32개의 삼진밖에 당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타율은 0.349를 마크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KBO 리그에서도 삼진을 잘 당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커리어 하이였던 2022시즌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85득점, 2루타 36개, 3루타 10개, 5도루, 32삼진, 66볼넷,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 OPS(출루율+장타율) 0.996을 기록했다. 당시 이정후는 타율과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등 타격 부문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MVP까지 품에 안았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의 비슷한 삼진과 홈런 기록을 주목한 뒤 "볼넷은 차치하더라도, 어느 리그에서나 홈런과 삼진의 숫자가 비슷하게 나온다는 건 대단히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정후는 우리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원했던 기록뿐만 아니라, 선구안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이정후는 상대 투수가 투구할 때 정말 빠르게 구질을 인식한다. 그런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관해 우리 역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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