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의 발견…정이서 "'너인 줄 몰랐다'는 말 계속 듣고파"[인터뷰S]

정혜원 기자 2024. 2.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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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서. 제공| 제이와이드컴퍼니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배우 정이서가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2015년 영화 '레볼루션'으로 데뷔한 그는 '기생충',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헤어질 결심', 드라마 '보이스3', '구미호뎐', '마인', '지금 우리 학교는', '살인자ㅇ난감' 등 대작에 출연했다. 정이서는 매 작품 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캐릭터에 제대로 흡수돼 극에 몰입감을 더하고 있다.

정이서가 최근 출연한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이서는 작품 속에서 어쩌다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이탕(최우식)의 첫 살인 목격자이자 두 번째 피해자인 여옥으로 출연했다. 그는 이탕의 첫 살인 현장에 플라워 패턴이 들어간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안내견과 함께 등장했다. 범상치 않은 등장으로 처음부터 시선을 모았던 그는 이탕을 찾아가 살인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고, 협박하는 장면에서 뻔뻔하고 섬뜩한 연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 정이서. 제공| 넷플릭스

정이서가 여옥이가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있었다. 정이서는 '살인자ㅇ난감'의 연출을 맡은 이창희 감독과 함께 여옥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고민했으며, 대본 리딩을 위해 촬영이 없음에도 대전까지 내려가서 합을 맞춰보는 열정을 보였다.

정이서는 "사실 맨 처음에 여옥이로 미팅을 한다고 해서, 원작인 웹툰을 보고 준비해서 갔다. 저는 굉장히 정직하게 대본에 있는 대사를 그대로 숙지해서 거의 바꾸지 않고 준비해서 갔다. 처음에 제가 준비했던 여옥이는 차분하고 정적인 모습이었다. 근데 감독님 앞에서 보여드리니까 '여옥이는 더 이상해도 된다'고, '이상한 애니까 더 자유롭게 해라. 꼭 대사대로 안 해도 되니까 맘대로 바꿔서도 하고, 욕을 넣어도 좋다'고 하셨다"라며 "그 자리에서 감독님과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감독님께서 제 안에 있는 어떤 매력을 발견하셨다고 하셨다"라고 여옥이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혔다.

이어 정이서는 "전 아직 촬영을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다른 배우분들과 감독님께서는 이미 대전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계셨다. 근데 제가 리딩을 해야 해서 대전에 내려가서 감독님과 리딩을 했다. 촬영 전에 최종적으로 어떻게 여옥이 캐릭터를 잡을지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혼자라면 구현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길잡이를 해 주셨다"라고 이창희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창희 감독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이서를 여옥 역으로 섭외한 것에 대해 도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이서는 자신에게도 도전이었다며 "성공적이 도전이었던 것 같다. 한 번도 못해봤던 역할이었고, 기존에 해왔던 모습과는 달랐다. 감독님이 잘 끌어내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여옥이는 '살인자ㅇ난감' 2화에서 이탕에게 살해를 당하기에 정이서의 출연 분량은 길지 않았다. 정이서는 분량이 짧은 것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었냐고 묻자 "아쉬움이라기보다는 감사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도 그렇고, 딱 초반에 제가 나온다. 어떻게 보면 이야기 초반에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옥이도 중요한 역할이어서 짧고 강렬한 느낌이고, 오히려 감사하다"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 정이서. 제공| 넷플릭스

정이서는 '살인자ㅇ난감'이 공개된 후 들은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 "제일 좋았던 건 '너인 줄 몰랐어'였다. 지인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분들도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서 좋았다. '이 배우가 저 배우였어?', '전혀 다른 사람 같아'라는 말을 들으면 '아 내가 이 인물을 잘 소화했구나', '내가 잘한 부분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저한테는 가장 좋은 칭찬이다"라고 밝혔다.

정이서가 여옥이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이탕에게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이서는 "연기할 때 초점을 뒀던 부분은 감독님께서 '여옥이는 이탕이 같이 약점을 잡을만한 사람들을 그전에도 찾지 않았을까', '이탕이가 처음이 아닐 것'이라는 말을 해주셨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사람을 죽인 사람을 쉽게 협박을 하거나, 다가가지 않았을 텐데 여옥이는 저돌적으로 협박을 한다. 여옥이는 그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겁없이 이탕이에게 접근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탕이를 여옥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에너지와, 이탕이에게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이서는 영화 '기생충' 이후 다시 한번 최우식과 작품에서 재회했다. 정이서는 최우식과의 호흡에 대해 "'기생충' 때는 제 출연분이 짧기도 했고, 긴장도 많이 해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번에도 사실 그전보다는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회차가 많지 않아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 전에 한 번 했어서 그런지 내적친밀감과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었다. 편안하게 촬영을 했다. 다음에는 밝은 작품에서도 만났으면 좋겠다"라며 "손석구 선배님과 이희준 선배님은 현장에서 만나 뵐 수가 없었다. 선배님들 연기하시는 것도 보고 싶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선배님들과도 연기를 해보고 싶다. 선배님들 연기를 시청자로 보면서 '와 이렇게 찍었다고?'라고 생각하면서 감탄했다"라고 했다.

이어 정이서는 "저는 아직 제가 완벽한 프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선배님들이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감탄했다. 세 분이 앙상블을 할 때 '와'이러면서 봤다. 그렇게 되고 싶으면서도, 저는 아직 그 정도의 큰 그릇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걸 보면서 배운다"라며 "다른 선배님들은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를 하시는지 궁금하다. 장영남 선배님과도 작품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 역할로 만나든 다 좋고, 너무 팬이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 정이서. 제공| 제이와이드컴퍼니

정이서는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대작에 출연하며 신스틸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이서는 "비결이 있고, 제가 작품을 고른다기보다는 저는 그저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이다. 역할이 들어오면 분석을 해서 가고,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들어오는 것 같다. 여옥이 같은 경우도 제가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역할과 작품이 올지 저도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2015년 데뷔 후 어느덧 10년 차 배우가 된 정이서가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이서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해 멜로라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이서는 '기생충', '지금 우리 학교는', '살인자ㅇ난감' 등 무거운 분위기나 장르물에 출연해왔다. 그는 "제가 생각보다 장르물에 많이 출연한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다. 또 제 나이대만이 할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교복을 입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이서는 10년 동안의 배우 생활을 회상하며 앞으로 배우로서의 목표도 밝혔다. 그는 "이중적인 게 가장 좋았던 순간이 가장 힘든 순간인 것 같다. 현장에서는 항상 물음표를 가지고 연기를 한다. 정신없이 연기를 하고 난 뒤에 결과물이 나온다. 한 작품을 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작품을 보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 생각, 평가들이 존재한다.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스스로도 '이런 점을 잘했어'라고 칭찬해 준다. 근데 아쉬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저도 똑같이 느낀다. 그때는 '다음엔 이런 걸 보완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만의 미션 같은 것 같다.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 이게 쉬운 건 아니지만, 좋으면서도 힘들다"라며 "'살인자ㅇ난감'에서도 가장 기분 좋게 들었던 말이긴 하지만, '정이서 배우인 줄 몰랐다'라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 다른 역할을 했을 때도 '이 사람이 이 사람이라고?'라는 대중들이 놀랐다는 반응을 받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맡은 인물들을 잘 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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