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IPO 시장, 공모가 띄우기에 개미 피해 우려

김지영 2024. 2.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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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11개 상장사가 모두 공모가 희망 밴드를 크게 웃돈 금액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어 "유동성만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2~3개월 정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에서 공모가를 확정할 것 같다. IPO 시장이 인플레이션 돼 있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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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사 전부 상단 초과
금투업계 "인플레이션 된 IPO 시장, 언제 무너질지 몰라"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11개 상장사가 모두 공모가 희망 밴드를 크게 웃돈 금액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각에선 IPO시장 과열을 지적하며 개인투자자 피해를 우려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팩을 제외하고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11개의 종목 전부 공모가 희망 밴드를 초과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상장사 11곳 모두가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상장한 기업 중 공모가 상단을 가장 크게 웃돈 기업은 에이피알이다. 에이피알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25% 초과했고 이닉스(27.27%), 케이엔알시스템(22.72%),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21.42%), 포스뱅크(20%) 등의 순으로 상단을 넘어섰다. 이에이트(8.10%), 우진엔텍(8.16%), 스튜디오삼익(9.09%)은 10% 이내로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이마저도 높은 금액대에 공모가를 정했다.

작년엔 163개의 종목이 상장했으며 스팩과 재상장, 코넥스 상장을 제외하면 87개의 종목이 증시에 입성했다. 이 과정에서 공모가 범위 상단을 초과한 곳은 40곳 뿐이었다. 상장한 회사 중 절반이 조금 안되는 수준이다.

작년 1월부터 2월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10곳으로 올해와 크게 차이나지 않으나, 해당 기간 공모가 희망 범위를 넘은 곳은 꿈비, 자람테크놀로지, 금양그린파워 등 세 곳 뿐이었다. 작년과 비슷하게 회사들이 증시에 입성하고 있지만, 공모주 시장이 과열된 탓에 공모가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공모가 밴드 제도는 주관사와 상장사가 회사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산정해 희망 공모가를 밴드 형태로 제시하고, 기관투자자가 시장 눈높이에 맞춰 적정 가격에 주문을 넣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1차로 주관사가 산정한 밸류에이션이 적합한지 2차로 수요예측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기관은 2차 수요예측 단계에서 높은 가격을 써내고 운용자산(AUM) 규모가 크면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최근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300%)까지 상승하는 '따따블' 혹은 '따블'에 성공한 상장사가 나타나자 IPO 시장에 자금이 집중됐다. 이에 대다수의 기관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2차 검증이 사실상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초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일부 기업으로만 자금이 집중되면서 그 외에 갈 곳을 잃은 자금들이 IPO 시장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수요예측에 참여할 때 회사의 장기적인 측면보다는 수급적인 측면에 많이 집중하는 것 같다"며 "올해 상장한 전 회사가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했는데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높게 주가가 형성되니 상단을 초과해도 수익을 보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만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2~3개월 정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에서 공모가를 확정할 것 같다. IPO 시장이 인플레이션 돼 있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의 공모주 시장이 회사의 성장성이나 안정성보다는 단기 투자에 목적을 둬 투기 시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 대부분이 일단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과열되게 한 다음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오는 게 목적이 된 것 같다"며 "이런 양상은 이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배경을 잘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만 수요예측이 잘 나오면 일반 청약이나 상장 당일에 뛰어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가 됐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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