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벗은 PA 간호사 "보상체계 왜 없나?"

정심교 기자 2024. 2. 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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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가운을 걸친 간호사'로 불리는 PA 간호사가 27일부터 시범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았다.

간호협회는 "PA 간호사 시범사업 개시 후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데,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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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가운을 걸친 간호사'로 불리는 PA 간호사가 27일부터 시범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았다. 그간 전공의의 역할(수술 부위 봉합, 수술 후 처치, 튜브 삽관 등)을 대체해온 PA 간호사들은 국내에서 정식 직역으로 인정되지 않아 '불법'의 그늘에서 숨어지내야 했다. 그런데 정부의 의사 증원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PA 간호사 업무를 한시적으로 합법화하게 된 것이다.

이번 시범사업에 대해 대한간호협회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시범사업에만 머물 게 아니라 향후 법적으로 제도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반응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27일 오후 서울 '빅5' 중 한 곳(상급종합병원)의 안과 수술실 앞 간호사들은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이 병원 PA 간호사들의 업무량 자체는 줄었다. 기존엔 간호사 1명당 환자 8~10명을 담당했지만,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후 입원·수술을 절반 정도로 줄이면서 간호사 1명당 담당하는 환자 수가 1~4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27일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집단행동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신규환자 입원은 24%, 수술은 상급종합병원 15개소 기준 약 50%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불만이 큰 건, 이번 시범사업에서 PA 업무에 따른 '보상 체계'가 빠져서라는 게 현장 간호사들의 전언이다. 간호협회는 "PA 간호사 시범사업 개시 후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데,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을 벗어난 지역은 PA 간호사들의 불만은 더 크다. 업무량까지 많아져서다. 경기도 한 대학병원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 이에 따라 서울의 다른 상급종합병원에서 이 병원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 병원 정형외과에서 PA 간호사로 근무해온 20대 남성 A씨는 "이번 전공의 대규모 이탈 사태 이후 우리 병원의 입원율·수술률이 늘어 PA 간호사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고 호소했다.

27일 복지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따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해 진료 공백에 신속히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며 "간호사들의 PA 업무 수행에 따른 법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보건의료 시범사업)에 근거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고 △시범사업을 실시하면 그 결과를 평가해 새로 시행될 보건의료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 결국 이번 시범사업이 PA 합법화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대목이다.

이번 시범사업에선 병원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고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설정·고지하도록 하는 '탑다운' 형식으로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간호부서 내에 위원회를 구성한 후 각 진료 파트로부터 요구사항을 받아 간호사들이 업무를 분담하도록 한 다음, 전체 책임을 병원장이 지도록 해야 한다"는 '바텀업'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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