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9억' ML 투수 최고몸값은 역시 다르네…야마모토 벌써 5일 휴식 등판 보장, 로버츠의 '특급대우'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투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계약 규모 기준)을 자랑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큰 돈을 들인 만큼 철저하게 관리,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루틴도 확실하게 지켜주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야마모토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과 함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야마모토는 10년 7억 달러(약 9324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음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이번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팀들이 야마모토를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고, 마지막까지 야마모토의 거취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는 것이다.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2021시즌이었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은 야마모토의 재능이 만개하기 시작한 시점. 야마모토는 그해 26경기에 등판해 무려 193⅔이닝을 먹어치우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의 성적을 남기며 퍼시픽리그 투수 4관왕, 정규시즌 MVP,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품에 안았다.
이는 야마모토의 화려한 커리어의 시작에 불과했다. 야마모토는 이듬해에도 26경기에 나서 193이닝을 소화했고,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4관왕-MVP-사와무라상을 2년 연속으로 늘리며, 역대 일본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게 됐고, 메이저리그 수많은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주목도는 훨씬 높아졌다.
야마모토가 커리어의 '절정'에 달했던 것은 작년이었다. 야마모토는 2021-2022시즌에 비해 성적이 조금은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뉴욕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23경기에 등판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3년 연속 4관왕-MVP-사와무라상의 타이틀을 품에 안으면서 향후 수년 동안은 절대 바뀌지 않을 업적을 남긴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오타니를 제외하면 '흉년'으로 불릴 정도로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다. 이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길 선수들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내수 시장보다 새로 유입되는 자원들에게 관심이 쏟아지는 상황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마모토는 다저스와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메츠의 경우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야마모토와 만남을 갖기 위해 일본을 직접 찾았고, 야마모토가 미국에 도착한 뒤에도 집으로 초청했다. 양키스 또한 캐시먼 단장이 지난해 야마모토의 등판을 직관할 정도로 적극적이었고, 필라델피아는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와 영상 통화를 연결시켜주는 등 야마모토의 영입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최종 승리자는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에게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2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제안했다. 이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보유하고 있는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을 경신하는 규모. 그리고 두 번의 옵트아웃과 함께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계약금 5000만 달러(약 666억원)을 제시한 끝에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메츠의 경우 다저스와 같은 금액, 양키스는 연평균 금액이 조금 더 높은 계약, 필라델피아는 이들을 모두 뛰어넘는 규모를 안기려 했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투수들 중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를 향한 다저스의 기대감은 매우 크다. 그만큼 압권의 투구를 뽐내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와 관련된 인터뷰를 할 때마다 미소를 숨기지 못하는 모양새. 한 번은 야마모토의 피칭을 본 뒤 20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만큼 든든한 투수를 품에 안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가 일본에서부터 유지하고 있는 '루틴'을 지켜주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일본의 경우 KBO리그, 메이저리그와 달리 6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운영된다. 이로 인해 일본 출신의 선발 투수들의 경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후 4일 휴식 등판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특히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 사이영상 투표 7위에 올랐던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는 2023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일정하지 않은 등판 간격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 5일 휴식 등판을 허용할 방침이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그가 여기서 힘을 길러 나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하기 쉬운지, 무엇이 익숙한지,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를 나와 코치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규시즌 중 등판 간격에 대해 "간격을 짧게 가져가는 것도 생각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다. 야마모토에게는 엑스트라 데이를 주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팀 상황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지만, 최대한 야마모토의 루틴을 지켜주겠다는 뜻을 확실히 한 것. 로버츠 감독과 다저스가 얼마나 야마모토를 애지중지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기대감이 큰 야마모토는 오는 29일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갖는다. 상대는 지난해 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텍사스 레인저스. 드디어 '3억 2500만 달러' 투수가 베일을 벗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