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의 역습… 마이크론, 차세대 AI 반도체 양산 돌입
삼성·하이닉스도 곧 신제품 양산
메모리 반도체 3강 경쟁 본격화
인공지능(AI) 시대의 반도체 패권을 쥐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강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26일(현지 시각)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차세대 제품 HBM3E의 대량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쌓은 HBM은 동시에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일반 D램보다 가격은 2~3배 비싸지만, 수익성은 5~10배에 이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아,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HBM 시장은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바짝 뒤쫓는 구도이다. 두 회사 모두 4세대인 HBM3가 최신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한발 앞서 5세대인 HBM3E를 내놓으면서 시장 판도가 한층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8단인 마이크론 신제품보다 더 높이 쌓아 용량과 성능이 앞선 36기가바이트(GB) 12단 HBM3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상반기 중 출시된다. 다음 달 HBM3E 양산을 시작하는 SK하이닉스는 16단 제품까지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곤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최첨단 반도체는 조금이라도 앞선 제품을 내놓은 업체가 시장을 독식한다”면서 “누가 이 경쟁에서 이기느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