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적·정비 불량 화물차, 도로 위 시한폭탄이다
달리던 화물차의 바퀴가 빠져 반대편 차선의 버스로 날아드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안성시 경부고속도로에서 25t 화물트레일러의 뒷바퀴가 빠졌고, 타이어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맞은편에서 오던 관광버스의 앞유리를 깨고 들어가 운전기사, 승객과 잇따라 충돌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성인 남성 몸무게에 육박하는 화물차 바퀴는 이탈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져 ‘도로 위 흉기’로 불린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바퀴 무게에 차량 속도까지 더해져 다른 차량과 부딪칠 경우 차량 파손은 물론 사람 목숨까지 앗아가게 된다.
지난해 고창~담양 고속도로에선 바퀴가 빠져 기운 화물차를 승용차가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2018년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던 대형 트레일러에서 바퀴가 빠져나와, 건너편에서 달려오던 SUV를 덮쳐 1명이 숨지고 가족 3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2021년엔 경북 상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빠진 트레일러 바퀴를 피하려다 차량 4대가 추돌했다.
전문가들은 바퀴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과적’을 지적한다. 바퀴에 과도한 무게가 가해지면서 자동차 몸통과 바퀴를 고정하는 너트가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비를 줄이기 위해 차량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바퀴 불량이 생기기도 하고, 정비 소홀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낮아진 화물차 운임 탓에 수리·점검 비용을 아끼려는 화물차 기사들이 개인 정비를 하는 사례가 늘면서 차량 바퀴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적이나 정비 불량은 타이어 빠짐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다. 사고는 사전 점검으로 예방할 수 있는데, 화물차주들이 차량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게 큰 문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화물자동차 검사 미필 차량은 38만1천51대다. 전체 검사 대상 차량 396만106대 중 9.6%나 된다.
대부분의 화물차 사고는 정비 부실이나 불량 타이어 사용, 적재 불량, 불법 개조 등에 기인한다. 지난 26일에도 서울 광진구에서 60대 남성이 몰던 5t 화물차가 반대편 차선으로 돌진해 차량 9대가 부딪치는 사고가 났다. 27일엔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21t 화물차에 실린 페인트 50여통이 도로에 떨어져 한바탕 난리가 났다.
더 이상 화물차가 도로 위 시한폭탄이 돼선 안 된다. 1차적으로 운송업체와 기사들이 규정을 잘 지키고, 차량 안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도 화물차 안전관리 대책 등 사고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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