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라스트 댄스’ 클롭 감독 위해 시즌 종료 후 퍼레이드 계획
[포포투=정지훈]
리버풀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을 위해 버스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리버풀은 26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결승전에서 첼시에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리버풀은 2021-22시즌 이후, 2년 만에 EFL컵 챔피언을 차지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승부였다. 정규 시간 내내 양 팀 모두 엄청난 화력을 내뿜었다. 점유율도 리버풀이 54%, 첼시가 46%를 기록하며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슈팅도 양 팀 통틀어 32회가 나올 만큼 접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좀처럼 서로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전반 31분에는 라힘 스털링의 득점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취소됐고, 후반 14분에는 버질 반 다이크의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효 처리됐다.
계속해서 난타전이 이어졌다. 코디 각포와 코너 갤러거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맞췄고, 골키퍼들의 선방쇼도 19차례나 기록됐다. 결국 연장전까지 이어진 승부. 해결사는 리버풀의 주장 버질 반 다이크였다. 경기 종료 직전 연장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로스로 날아든 공을 반 다이크가 위협적인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 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었고, 그렇게 우승컵은 리버풀의 몫이 되었다.
EFL컵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이 시즌 종료 후 버스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리버풀은 보통 EFL컵에서 우승을 하면 퍼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클롭 감독을 위해 작별 인사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영국 축구 매체 ‘골닷컴’은 “리버풀은 이번 시즌 더 이상 트로피를 획득하지 못하더라도 팬들이 클롭 감독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시즌 종료 후 버스 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버풀 팬들에게 이번 시즌이 더 특별한 이유는 ‘명장’ 클롭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최근 리버풀은 "클롭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리버풀 감독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클롭 감독은 구단 인터뷰에서 "아마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사람은 분명 충격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팀, 이 도시, 팬들 그리고 구단 스태프들 모두 사랑한다. 그러나 점점 더 에너지가 바닥나고 있다.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선수 시절 대부분을 마인츠에서 보낸 클롭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친정팀인 마인츠로 부임했고, 2003-04시즌 구단 역사상 첫 승격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후 그는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았다. 이때부터 클롭 감독의 지도력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2008년부터 약 7년 동안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2010-11시즌, 2011-12시즌 두 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리고 2015년 10월 리버풀에 부임했다. 리버풀에서도 빠르게 지도력을 입증했다. 클롭 감독은 착실하게 전력 보강을 단행했고, 자신의 색깔을 리버풀에 입혔다. 결국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했고, 2019-20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PL)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PL 출범 후 리버풀 팬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첫 우승이었다.
2021-22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던 클롭 감독 체제의 리버풀은 아쉽게 승점 1점 차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리그 5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PL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클롭 감독의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클롭 감독의 깜짝 결별 선언에 선수단은 충격에 빠졌다. 구단 내에서도 클롭 감독의 사임을 알고 있었던 인물들은 소수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구단 스태프와 선수단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결별 소식을 예상하지 못했다. 일부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의 주장 반 다이크 역시 리버풀 공식 채널을 통해 “가슴 아픈 결정이다.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다. 클롭 감독은 저에게, 우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솔직히 그가 떠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클롭 감독을 위해 우승컵을 들겠다는 의지는 더 강해졌다. 반 다이크는 “클롭 감독은 우리에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했다.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지만, 우리는 다시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시즌 달성해야 할 목표들이 남아 있다. 클롭 감독을 위해서 가장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전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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