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지상군 파병설 들썩…나토 사무총장 "계획 없다" 일축

[워싱턴=AP/뉴시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승리하면 이란과 북한, 중국을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유럽과 미국의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미국과 나토 동맹국의 이익에 이바지한다고 강조했다. 2024.01.30. /사진=민경찬

최근 유럽 일부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토 사무총장이 "투입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나토 동맹의 전투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직접적 군사개입 가능성은 배제한 채 "국제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그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할 권리가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의 지상군 파병과 관련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이자 나토 사무총장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피초 총리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 참석 직전 TV 연설에 출연해 "나토와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 회의를 "전투 회의"라고 지칭하며 유럽 국가들이 실제로 군대 파병을 결정하면 엄청난 긴장의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회의를 주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 내용도 자유롭게 논의됐으나 오늘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며 다만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대답해 여지를 남겼다.

서방 주요국들의 이 같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나토 사이에 직접적인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나토의 주요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피해 왔다. 전투병력 파병 관련 결정을 내리려면 나토 모든 회원국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