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편해서 이거만 써요”…간편결제 커질 때 카드사 속앓이만
빅테크사 페이류 급속도로 성장하는데
카드사 실적 악화 속 점유율도 미미해
27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8개 전업 카드사, VAN사, 간편결제사가 모인 ‘공통 QR 규격 확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12월 공통 QR 규격을 ‘EMV QR’로 확정했지만 아직 시행 일자는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이 자체 시스템에 규격을 아직 적용하지 못했거나 테스트 과정을 마치지 못해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카드사 별로 QR 규격이 다 달라 소비자가 쓰는 카드와 같은 규격을 가진 결제기기를 갖춘 가맹점이 아니면 현장에서 QR 결제를 할 수 없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카드가 어느 가맹점에서 적용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적용 가맹점 수가 더 많은 근거리 무선 통신(NFC)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등 타 간편결제 서비스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카드사들은 TF에 참여해 지난해 5월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후 공통 QR 규격 개발 추진을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 모든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통 QR 규격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다면 카드사 페이류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이 빅테크 위주로 성장하다보니 카드 업계의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모든 카드사의 QR 규격이 맞춰진다면 가맹점에서 모든 카드사의 간편결제 시스템 이용이 가능해져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애플페이로 촉발된 간편결제 플랫폼 결제수수료 유료화 이슈가 기존에 무료였던 타 플랫폼에도 확대될 조짐이 보이는 만큼 공통 QR 규격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카드사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디지털화에 투자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신한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디배 3.2% 하락했고 삼성카드는 2.1%, KB국민카드가 7.3%, 하나카드가 10.9% 줄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공통 규격을 자체 시스템에 적용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들고, 가맹점 단계에서 추가적인 전산 작업이 필요해지면서 개발은 난관에 빠졌다. 지난해 하반기 중으로 출시하기로 한 계획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TF에 참여한 카드사들이 자사 시스템 적용을 위한 규격 개발, 테스트뿐 아니라 출시 시기, 마케팅 방식 등 다방면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비용이 들어가다보니 업황 악화 등으로 인해 출시가 연기되고 있는 측면있고, 상반기 내로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뿐 아니라 키오스크 도입 등으로 오프라인에서도 간편결제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출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간편결제 4개사(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NHN페이코)를 통한 결제액은 147조7892억원으로 전년대비 16조6947억원 늘었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2021년 상반기 5590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 845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용건수도 1821만건에서 2628만건으로 44% 이상 뛰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QR 개발을 통해 규격을 맞추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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