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문 편하게 두드려다오”···‘전체 1순위’ 한화 막내가 ‘괴물 에이스’에게 털어놓은 첫 고민은?[스경x캠프스토리]
한화는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0)를 배출했다.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처음 나온 이글스의 신인왕이었다.
2024년 한화는 또 한 명의 신인을 내놓을 준비 중이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좌완 황준서(19)다. 한화는 신인 황준서를 올시즌 5선발로 거의 낙점한 분위기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공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며 기대하고 있다.
황준서에게는 고민이 있다. 성에 차지 않는 체격이다. 황준서는 KBO 프로필상 키 185㎝에 몸무게 78㎏이다. 키가 크지만 건장하기보다는 날씬한 몸매를 가졌다. 프로 입단하고 캠프를 치르고 선발 경쟁을 하면서 파워를 더하고 싶은 황준서는 체격을 키우는 데 대한 고민을 가졌다. 최원호 감독은 “지금 몸도 괜찮다. 인위적으로 벌크업을 하다 탈이 나니 그냥 자연스럽게 가는 것도 괜찮다”고 했지만, 이제 막 프로 데뷔를 앞둔 황준서는 계속 더 튼튼해지고 싶다.
메이저리그에서 한화로 돌아온 ‘괴물’ 에이스 대선배가 눈앞에 나타나자 황준서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27일 훈련 중 선배 류현진에게 “체격을 키우고 싶은데 잘 안 돼서 고민”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몸 관리도 훌륭하지만 타고난 체격에 빼어난 유연성을 앞세워 데뷔 시즌부터 10여년 이상 특급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장 훌륭한 ‘멘토’가 되어줄 수 있다.
황준서의 고민에 류현진은 “많이 먹으라”고 했다. 황준서가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고 하자 류현진은 “그럼 자주 많이 먹으라”고 ‘명쾌하게’ 답을 해줬다.
류현진은 현재 20대 초반인 어린 투수들에게는 ‘대선배’이자 ‘연예인’과도 같은 존재다. 나이 차도 많고 워낙 대스타라 생각하니 다가가기가 쉬울 수는 없다. 류현진은 “아직 뭘 물어보러 방문을 두드리는 후배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어려운 모양이다. 언제든 편하게 두드려주면 좋겠다”며 “나 역시 팀 분위기에 먼저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12년 만의 복귀 뒤 노력하고 있다.
이제 막 프로야구에 발을 들이며 깊은 고민에 빠진 막내가 처음으로 한 질문에 류현진은 특유의 쿨내 나는 대답으로 다가갔다.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는 막내에게 류현진이 먼저 다가가 어깨동무 하며 말을 건넸고 19살 황준서는 ‘살이 안 찐다’는 귀여운 고민을 어렵게 털어놓았다. 류현진은 “살이 안 쪄서 고민이라고 하길래 많이 먹으라고 했다. 많이 먹어도 안 찐다고 하길래 그럼 자주 많이 먹으라고 했다”고 웃었다.
황준서가 5선발로 최종 낙점된다면 한화는 류현진, 문동주, 황준서로 국내 선발진을 구성하게 된다. 올해 한화 마운드를 끌고 밀어나갈 18살 차, 최고 에이스와 막내 투수의 첫 대화가 오키나와에서 시작되었다.
오키나와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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