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순직’ 인정
지난해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 A씨의 순직이 인정됐다. 서울 관악구 등산로에서 출근길에 폭행당해 숨진 초등교사 B씨의 순직도 인정됐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이날 두 교사의 유족에게 순직 인정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해 7월18일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는 평소 학부모 민원과 관심 학생 지도에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학부모의 괴롭힘 등 구체적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사는 지난해 11월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후 유족 측은 순직 신청에 나섰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학부모의 괴롭힘에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장, 동료 교사들과의 대화방 내용 등을 인사혁신처에 제출했다. 교사들은 거리로 나와 교권 보호와 A씨의 순직 인정을 요구했다.
교육계는 A씨의 순직이 인정된 데 대해 모두 긍정적 반응을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입장문에서 “선생님의 명예를 지키고, 교육 전문가로서 모든 선생님을 존중하는 중요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돌아가신) 선생님과 교육을 위해 헌신한 선생님을 한순간도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도 “전국 교원의 염원을 반영한 순직 인정을 환영한다”며 “순직 인정으로 고인의 한과 유족의 슬픔을 다소나마 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 아버지는 “순직 인정이 자식을 대신할 수 없다”면서도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17일 교직원 연수 준비를 위해 이동하다 일면식도 없던 최윤종에게 폭행당해 숨진 B씨도 순직을 인정받았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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