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싫어서가 아니었다, 1400만 달러 거부한 315홈런 거포…보라스 또 판단 미스인가
[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난 몇 년간 FA 최대어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에게 거액을 베팅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역대 통산 8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7년간 가을야구 한 번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약과 범죄로 얼룩지면서 기피 지역으로 전락한 것도 샌프란시스코가 스타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스타 선수들이 넘치는 팀이었지만 이제는 얼굴만 봐도 알 만한 스타가 별로 없다. 지난겨울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에 온 이정후가 2018년 시즌 후 부임한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 체제에서 5년 통틀어 최대 투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타 선수를 끌어들일 요소가 부족했다.
이런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통산 315홈런 거포 J.D. 마르티네스(36)와 협상이 결렬된 이유가 알려졌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 중 하나인 마르티네스는 아직까지 미계약 신분으로 FA 시장에 계속 남아있다. 처음에는 마르티네스가 샌프란시스코를 싫어한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계약 조건 문제로 드러났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마르티네스에게 영입 제안을 했지만 마르티네스 측에서 구단이 받아들일 수 없는 역제안을 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샌프란시스코의 구단 경쟁력과 지역 문제가 아니라 계약 조건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이 협상 결렬의 원인이었다.
26일 ‘USA투데이 스포츠’가 조금 더 정확한 소식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마르티네스에게 1년 1400만 달러를 제안했지만 마르티네스 측이 2년 다년 계약을요구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또 다른 지명타자 자원 호르헤 솔레어(32)와 3년 4200만 달러에 FA 영입하며 마르티네스 영입전에서 손을 뗐다.
전체적인 커리어는 마르티네스가 우수하다. 13시즌 통산 1522경기 타율 2할8푼7리(5718타수 1639안타) 315홈런 1002타점 OPS .874로 활약하며 올스타 6회, 실버슬러거 3회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에도 LA 다저스에서 113경기 타율 2할7푼1리(432타수 117안타) 33홈런 103타점 OPS .839으로 높은 수준의 생산력을 보였다.
하지만 36세의 적잖은 나이가 샌프란시스코에는 부담이 됐던 모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마르티네스보다 4살 어린 쿠바 출신 솔레어로 선회했다. 10시즌 통산 870경기 타율 2할4푼3리(3030타수 736안타) 170홈런 452타점 OPS .797를 기록 중인 솔레어는 2019년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8개)을 차지한 거포. 지난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137경기 타율 2할5푼(504타수 126안타) 36홈런 75타점 OPS .853으로 반등했다. 샌프란시스코가 필요로 하는 장타력을 갖췄고, 앞으로 상승 여지도 마르티네스보다 높다.
샌프란시스코라는 선택지가 사라진 마르티네스가 어느 팀으로 향할지도 궁금하다. 보라스의 FA 고객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불리해지는 형국이다. 류현진은 한국으로 돌아가 친정팀 한화 이글스와 계약했고, 당초 2억 달러 이상 대형 계약이 기대된 타자 FA 최대어 코디 벨린저는 시카고 컵스와 3년 8000만 달러 재계약으로 푸대접을 받았다. 매년 옵트 아웃을 넣으면서 사실상 FA 재수를 택했다.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도 아직 시장에 남아있지만 그 중에 나이 가장 많은 마르티네스의 상황이 더욱 불리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제안을 거부한 것이 어쩌면 또 보라스의 패착이 될 수도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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