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도 컷오프…민주당, 불붙은 ‘공천 화약고’

고한솔 기자 2024. 2. 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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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7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4·10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다.

임 전 실장 공천 문제는 당내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갈등의 화약고로 꼽혀왔다.

'유령 여론조사',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친명계 '사천' 논란에 이어 임 전 실장 배제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이재명계(비명계) 사이 공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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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4·10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다. 임 전 실장 공천 문제는 당내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갈등의 화약고로 꼽혀왔다. 임 전 실장 컷오프에 반발해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유령 여론조사’,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친명계 ‘사천’ 논란에 이어 임 전 실장 배제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이재명계(비명계) 사이 공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곳에 공천 신청한 임 전 실장은 사실상 컷오프됐다. 중·성동갑은 임 전 실장이 2000~2008년 16·17대 의원을 지낸 지역구다. 이곳 현역 의원인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긴 뒤 임 전 실장이 중·성동갑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출마를 준비해왔다. 임 전 실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오른쪽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한겨레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을 두고 친명계는 ‘윤석열 검찰 정권 출범 책임론’을 들어 공천에 부정적이었다. 반면, 비명계는 ‘임종석 컷오프는 이재명 대표가 차기 당권·대권 경쟁자를 배제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는 임 전 실장에게 험지인 서울 송파갑 출마를 권고하기도 했으나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출마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임 전 실장 컷오프 발표 직후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도부 안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경선 여론조사 불공정 논란에 문제를 제기하며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은 데 이어 당 지도체제에 균열이 커진 것이다.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 깃발이 사라졌다”는 등 지도부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서 최근 사퇴한 정필모 의원은 의총에서 ‘더 이상 불공정 경선을 할 수 없어 사퇴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비명계 기동민 의원(재선)의 서울 성북을 지역구를 이날 전략공천관리위원회로 넘겼는데, 기 의원도 컷오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5선·경기 부천을)·박영순(초선·대전 대덕)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 의원에 이어 공천 과정에서 네명째 현역 민주당 탈당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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