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2000명은 감당 어려워…500~1000명 범위서 조정을”
교수들 증원 규모 제시에도
정부·의사단체 입장차 여전
정부와 의사단체가 ‘2000명 의대 증원 규모’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교수사회에서는 의료대란을 막고 현실적인 의료개혁을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되 2000명보다는 더 적은 규모로 타협을 이루자는 제안이 나온다. 교수들은 ‘350명’ ‘500~1000명’ 등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며 양측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전국 40개 의대 정원을 현원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려 5년간 유지, 2035년까지 의사인력 1만명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며 증원 자체에 반대한다. 전공의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도 2000명 증원안 철회를 요구했다.
교수사회는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의 대화를 촉구하며 ‘증원 규모’를 제시했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와 오주환 의학과 교수는 지난 26일 신현영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증가를 연간 500~1000명 범위 안에서 조정하자”면서 ‘대타협’을 제안했다.
홍 교수는 27일 통화에서 “지금 의료제도가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고, 현 제도에서는 의사가 부족하다”며 “정부가 발표한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대신 현실적인 수준의 의대 증원을 같이 가자는 제안”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정부가 의대 증원 근거로 제시한 서울대 연구자료(미래사회 준비를 위한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의 저자이다. 홍 교수는 그간 정부의 연구 인용과 관련해 일부만 인용됐다며 “의료시스템 개혁 후 증원 규모를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을 해온 오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대타협 제안은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보는 연구자(홍윤철 교수)와 부족하지 않다고 보는 연구자(오주환 교수)가 같이 협상을 하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라며 “양측이 의료개혁 공감대를 기반으로 서로 양보하고 이 시점에서는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빠르게 조정하고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500~1000명’을 제안한 것은 교육 여건을 감안하면 2000명을 감당하기 어렵고, 500명 이하는 증원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해야 하지만 사회적·정치적 협상이 필요하기에 단일 규모로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범위 안에서 조정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의대 교수들 중에는 ‘350~500명’을 적정 증원 규모로 보는 의견도 있다. 앞서 전국 40개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의학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며 350명이 적정한 규모라고 제시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로 감원된 정원 규모(351명)를 복원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의대 증원과 관련해 찬성(54.7%)이 반대(24.9%)보다 응답률이 높았다고 발표했다. 증원 규모 관련해선 500명(24.9%)과 350명(20.9%) 증원 찬성 응답이 많았다. 교수협의회 측은 “이 조사 결과가 정부와 의사단체 간 의견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소비자까지 포함한 사회적 대화를 주문했다. 홍 교수는 “의과대학의 문제이기 때문에 교수와 의대생이 참여해야 하고 정부와 의협, 또 의료수요자인 시민단체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도 “지금 의료 소비자들은 ‘3분 진료’를 바꾸고 싶어하는데,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없다”고 했다.
김향미·배시은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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