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국은 왜 러시아 ‘우주핵무기’를 지금 문제 삼나?
[앵커]
러시아가 위성 요격용 핵무기를 우주에 배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에 이 같은 우주핵무기를 배치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러시아는 우주핵무기는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주핵무기, 말만 들으면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오는 단어 같은데요,
러시아 우주핵무기에 대한 뉴스가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요?
[기자]
2주쯤 전이죠.
지난 14일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이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가 있다며 미국 행정부의 기밀 해제를 요청했습니다.
다음날 백악관이 러시아의 위성 요격 능력에 대한 내용이라고 밝혔는데요,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보좌관/15일 :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위성 요격 능력과 관련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러시아 활동을 면밀히 지켜봐 왔으며 앞으로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어 미국 CNN 방송이 러시아가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 EMP 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렌 리버맨/CNN 기자 :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핵폭발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우주 위성을 무력화하고 파괴할 수 있는 우주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앵커]
우주핵무기는 그러니까 위성을 타겟으로 하는 핵전자기파 무기를 의미하는 거군요?
[기자]
핵폭발 때 전자기파가 방출되는데 특히 높은 고도에서 핵폭발이 있을 경우 이 전자기파가 훨씬 많이 방출됩니다.
여기서 우주핵무기는 전자기파를 방출해 위성을 못 쓰게 만드는 무기를 말하는데요.
지구 표면 수천 킬로미터 상공에서 핵폭발을 일으키면 대부분 나라의 위성통신망이 한꺼번에 멈춰 서게 되고 핵 낙진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유엔 우주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4월까지 집계된 지구 궤도 내 인공위성은 7천 8백 기에 이르는데요,
위성이 마비되면 휴대전화와 인터넷 작동에도 큰 지장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 무기를 사용할 경우 러시아 위성에도 똑같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최후의 무기가 될 것으로도 미 당국자는 평가했습니다.
이런 무기를 우주에 배치할 경우 1967년 발효된 유엔 우주조약을 위반하게 됩니다.
[앵커]
미국이 러시아에 우주핵무기를 배치하지 말라고 직접 경고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죠?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미국이 러시아에 직접 경고했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 채널이 가동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관련 여러 차례 대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 미국 CIA 국장이 러시아의 대외정보국 국장에게도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이 동맹국들에 러시아가 올해 안에 우주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최근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에게 우주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며 직설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 문제를 추가 회담에서 계속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러시아는 사실이 아니라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반박하고 나섰죠?
[기자]
미국이 우주 핵무기 배치설을 제기하자 푸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의하는 자리에서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우리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숨길 게 없습니다.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방안에 절대적으로 반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쇼이구 국방장관도 러시아는 우주 핵무기가 없고, 서방도 러시아에 우주 핵무기가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런데도 잡음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도록 미 의회를 압박하려고 일부러 이런 이야기를 흘린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는데요,
[맷 개츠/미국 하원의원 :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국가 안보보다는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를 보내고, 외국 정보 감시법을 재승인하고 싶어 하는 한 정치인에 있을 것 같아 걱정됩니다."]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라며 우려를 진화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 "누구의 안전에도 즉각적인 위협은 없습니다. 인간을 공격하거나 지구상에 물리적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 무기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닙니다."]
[마이크 존슨/미국 하원 의장 : "미국 국민들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왜 지금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우주 핵무기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폐차를 담보로 대출을?”…금융사 직원 범행 가담 혐의 송치
- 윤 대통령 “의료개혁은 협상이나 타협 대상 될 수 없어”
- “불순 선전물과의 ‘전면 대결전’”…사상 투쟁 고삐 죄는 북한, 이유는?
- 임종석 ‘서울 중·성동갑’ 배제…여당, ‘친윤 생존’ 잡음
-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황선홍, 올림픽팀과 ‘투잡’
- ‘중국 비밀경찰서 의혹’ 중식당 실소유주 압수수색…횡령 혐의 수사
- [50초 리포트] “눈동자로 운전한다고?”…중국, AI스마트폰 신기술 공개
- ‘세계 최다’ 257개 인증 재정비…“연 1500억 절감”
- 여성 의사단체 “우리 때문에 의대 증원?” 박민수 차관 ‘명예훼손’ 고발 [현장영상]
- 경찰이 학생들 곤봉으로 마구잡이 구타…이탈리아 시위 진압 논란 [오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