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이끈 서울 서남권, 첨단산업·주거복합 단지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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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기 수도권의 소비·제조산업이 밀집했던 서울 서남권 일대가 '첨단·융복합 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수도권 도시와 맞닿아 있음에도 이용률이 떨어졌던 온수산업단지는 첨단 제조업 중심 공간으로, 금천 공군부대 부지는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지원 공간 및 녹지·문화시설, 도심형 주택 집적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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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기 수도권의 소비·제조산업이 밀집했던 서울 서남권 일대가 ‘첨단·융복합 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27일 서울시가 공개한 ‘서남권 대개조 구상’이다.
서울 서남권은 한강 남쪽, 서초구의 서쪽에 있는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 7개 자치구를 가리킨다. 강남 개발 이전에는 모두 ‘영등포’란 이름으로 통칭되던 곳으로,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경성방직주식회사 같은 대공장이 자리잡아 서울~인천 공업 벨트의 동쪽 기점 구실을 했다. 1960년대부터 철물 가공을 주로 하는 소형 공장들이 생겨났고, 지금은 서울 밖으로 옮겨 간 대기업 공장들도 이 일대에 있었다. 지금의 영등포공원 자리에 있었던 오비(OB)맥주 공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국내 산업 기반이 제조업에서 지식·첨단산업 중심으로 옮겨 가면서 이 지역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서울시는 서남권을 새로운 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서울 준공업지역 면적의 82%를 차지하는 이 일대를 융복합 공간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공장과 주거지를 분리한 현행 준공업지역의 규제를 완화해, 한 공간에 산업·주거·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모이게 하려는 의도다. 이런 구상엔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육성하기 위해 복합개발이 필요한 곳은 ‘산업혁신구역’으로 지정하고, 영등포 등 도심 지역은 필요할 경우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것도 포함된다.
우수한 입지에도 산업·유통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활력을 잃어가던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은 도심 물류와 미래형 업무 기능이 융합된 핵심 산업 거점으로 변모시키려고 한다. 수도권 도시와 맞닿아 있음에도 이용률이 떨어졌던 온수산업단지는 첨단 제조업 중심 공간으로, 금천 공군부대 부지는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지원 공간 및 녹지·문화시설, 도심형 주택 집적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김포공항은 ‘서울김포공항’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제선 기능을 강화하려고 한다.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으로 2000㎞ 이내로 제한된 김포공항의 국제선 전세편 운영규정을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에 건의해 300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국제선 운행 거리가 늘어나면 김포공항에서 홍콩과 중국 광저우까지 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포공항 혁신지구에 도심항공교통(UAM) 복합환승센터를, 여의도에는 버티포트(수직 이착륙 공항)를 내년에 구축해 도심항공교통의 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주택과 녹지 면적도 늘린다. 준공업지역 내 공장 이전 부지에 공동주택이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250%로 제한됐던 용적률은 최대 400%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강서, 양천 등 현재 시스템으로는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밀집 지역은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정비계획을 수립해 재건축을 촉진하려고 한다. 봉천천, 도림천 등 복개하천은 2026년까지 구조물을 걷어내 자연하천화하고, 서남권을 관통하는 안양천에는 수변 테라스와 캠핑장도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공원, 국립현충원, 관악산공원 등 서남권 거점 공원은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공간으로 새롭게 재단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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