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발트해서 ‘러 포위망 완성’… 북유럽 안보 지형 재편
조성민 2024. 2. 27. 19:08
스웨덴, 32번째 회원국 가입
러시아 핵심 군사기지 견제 가능
북극해 전략 통제에도 도움 기대
나토 동진 막으려던 러 ‘부메랑’
푸틴, 군관구 2곳 부활 ‘맞대응’
유럽 일부國, 우크라 파병 검토에
러 “군사 충돌 불가피할 것” 경고
러시아 핵심 군사기지 견제 가능
북극해 전략 통제에도 도움 기대
나토 동진 막으려던 러 ‘부메랑’
푸틴, 군관구 2곳 부활 ‘맞대응’
유럽 일부國, 우크라 파병 검토에
러 “군사 충돌 불가피할 것” 경고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으로 북유럽 안보 지형이 재편될 전망이다.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합류한 나토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됐다.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은 이들 국가 합류로 인해 기존보다 2배 정도 늘어났다.
발트해 연안에는 나토의 적국인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 및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옛 레닌그라드)가 접해 있다. 그중에서도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힌다. 이곳과 인접해 있는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안보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발트해 지역에서 러시아에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던 나토는 스웨덴의 가입으로 대응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스웨덴은 발트해의 험난한 환경에서 작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잠수함, 코르벳함(호위함)과 전투기 등을 생산해 수출하는 북유럽의 대표적 군사 강국으로 꼽힌다. 특히 국방을 군인들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성별과 무관하게 전 국민(16∼70세 거주자)이 참여하는 스웨덴의 ‘총력 방어’ 체제는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유럽 각국에 하나의 모델을 제공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설명했다.
나토는 향후 스웨덴 동남부에 있는 고틀란드섬을 주축으로 대러 방어선을 재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위협에 맞서 발트해 동맹국들에 대한 파병을 증강하는 것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북극해 전략을 통제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서방은 판단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봉쇄하고 북극권을 감시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토의 확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패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토 ‘동진(東進)’ 저지를 명분 삼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가 되레 나토 확대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NYT는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으로 나토가 확대된 것은 푸틴 대통령이 계산하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라며 “푸틴 대통령이 더는 영구적 평화를 꿈꾸지 않는, 확대된 나토와 마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14년 전 폐지했던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를 다음 달 1일 부활시키는 등 나토 확장에 대응했다. 두 군관구는 2010년 국방개혁 때 서부 군관구로 통합된 바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은 올해 초 국방 회의에서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을 거론하며 “서부와 북서부 방향에서 군사 안보 위협이 다양하게 증가했다”며 “러시아 북서부의 중요한 목표물을 상당한 깊이까지 타격할 수 있는 군대와 무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연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과를 강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26일 참전 중인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부대의 날을 하루 앞두고 이들의 활약상을 치하하며 이 부대의 전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전 개시 2주년 하루 전인 23일 ‘조국 수호자의 날’에도 최전선에서 전투 중인 자국 군인들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격려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3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토와 러시아의 직접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TV연설에서 나토 및 유럽연합(EU)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각국 지도자와 북미 장관급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파리 회의를 주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회의에서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으나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즉각 맞대응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면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문이 커지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나토의 전투병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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