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어설프게 보이면 작품 무너진다"…김고은이 완성한 '파묘'

김성현 2024. 2. 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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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정말 잘 해내고 싶었죠. 어설프게 보이면 작품의 많은 것들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화려한 동작이나 사소한 행동이나 그 무엇 하나도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셀 수 없이 연습하고 노력했어요."

뻔하고 예측 가능한 길보다는 늘 새롭게 변신하고 도전하는 배우. 스크린과 드라마는 물론 캐릭터와 장르까지, 틀에 갇히지 않고 무엇이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배우. 이름 석 자로 신뢰감을 안기는 배우 김고은 씨가 이번엔 무당으로 돌아왔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작품. 이번 작품에서 김고은 씨는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무당 이화림 역할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영화에 입체감을 더했다.

26일 오후 YTN은 서울시 종로구에서 영화 '파묘'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관객을 매료시킨 배우 김고은 씨와 인터뷰를 갖고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는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오컬트 장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관객 사이 입소문을 타고 개봉 5일 만에 262만 관객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작 중 최고의 흥행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김고은 씨는 놀라움과 감사함으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작품의 흥행으로 너무나 감개무량하면서도 안도감이 든다는 그는 "오컬트 장르의 장인인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많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또한 풍수사와 무당 등 작품 속 캐릭터가 일상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인물들이었다는 것도 관객들의 관심을 받은 요소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특히 오는 28일 할리우드 대작 '듄: 파트2'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파묘'와 치열한 대결을 예고하는바 김고은 씨는 "저도 티모시 샬라메를 좋아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파묘'와 '듄2'를 모두 보셔서 극장가가 다시 붐볐으면 좋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대학교 시절부터 하루에 극장에서 영화를 4편 연달아 볼 정도로 영화에 빠져 살았던 그였던 만큼 김고은 씨는 "극장에 갈 때의 그 설레는 기분을 더욱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다"라는 작은 소망도 함께 전했다.

작품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이 김고은 씨의 격정적인 에너지를 보고 '세계적인 배우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만큼, 얼굴에 피 칠갑하고 칼춤을 추며 굿판을 벌이는 그의 모습은 '파묘'의 백미로 손꼽힌다. 이처럼 강렬한 무당 역할에 대한 어려움이나 부담감은 없었을까?

"모르는 직업을 연기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연기자로서 반갑고 기분 좋은 과정"이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은 잘 해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는 김고은 씨는 "화려하고 큰 장면도 당연히 중요했지만, 사소한 손동작 하나조차 많은 고민을 하며 연기했다"라고 연기 과정을 전했다.

'어설프게 보이는 순간 작품의 많은 것들이 무너질 수 있다'라고 강조한 그는 "화림이라는 인물 자체가 굉장히 능력이 있고 전문적인 무당이었기 때문에, 대본에 그려진 그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무속인 분에게 수시로 자문을 구하고 연습하며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5분간 계속되는 대살굿 외에도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는 경문을 외우며 혼령을 부르는 장면을 꼽았다. 마치 외국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경문을 읊으며 대사의 톤과 리듬감까지 가져가야 했던 작업인 만큼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김고은 씨는 "처음에는 너무 큰 압박감과 어려움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경문을 외우는 선생님에게 3~4가지 버전으로 녹음을 부탁했고, 계속해서 틈이 날 때마다 연습하며 그대로 암기해 무사히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함께 작업을 한 대선배 최민식, 유해진 배우에 대한 존경과 감사도 잊지 않았다.

평소 최민식 배우를 먼발치에서 존경해 왔다는 김고은 씨는 "기회가 되면 한 번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사실 이렇게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한 작품에 나오는 기회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한 작품에 출연하는 기회가 있는 것도 신기한데 계속해서 연기 합을 맞출 수 있어서 저에게는 특별한 순간이었다"라고 이들과 앙상블을 맞춘 것에 감격스러운 마음도 전했다.

배우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어느덧 데뷔 13년 차, 김고은 씨에게 그간의 여정은 어떻게 기억될까? 매 작품을 끝마치고 스스로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는 그는 "항상 무엇이 부족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다음 작품에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어떤 작품을 하고 싶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저에게 주어진 것을 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전과 성장 역시 한참 뒤에 깨닫게 되는 것 같아서, 당장 성장하기 보다는 늘 지금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고은 씨가 주연을 맡은 '파묘'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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