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일본 기업 주총 찾아 “사죄·배상하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의 재단이 후지코시 대신 배상금을 낸다 해도 저는 그런 돈은 받지 않습니다. 저는 돈 때문에 도야마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재단이 내는 배상금 안 받아"
후지코시 사장은 직접 배상 거부
“한국의 재단이 후지코시 대신 배상금을 낸다 해도 저는 그런 돈은 받지 않습니다. 저는 돈 때문에 도야마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근로정신대로 동원돼 강제노동을 했던 고(故) 임영숙씨 남편인 김명배(93)씨가 드러낸 결의다. 그는 27일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시에 있는 제철·금속 제품 회사 후지코시 주주총회장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 후지코시에 “징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후지코시 주총 직접 참석
앞서 한국 대법원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하지만 후지코시는 이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이미 해결됐다”며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대신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김씨는 이 같은 ‘제3자 변제’ 방식을 거부했다.
김씨는 이날 “일본 정부와 기업의 오만한 태도가 한국에서 식민지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우리 자녀와 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후지코시 사장에게 경고했다. 이어 “원고들이 요구하는 것은 후지코시의 진심 어린 사과”라며 “많은 피해자가 사망한 가운데 아직 8명이 생존해 있는 지금,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가담한 역사를 반성하고 사죄·배상하는 것이 후지코시가 국제사회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후지코시 사장, 배상 거부
하지만 구로사와 쓰토무 후지코시 사장은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강제 연행, 강제 동원, 미지급 임금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주총에 참석한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가 전했다. 구로사와 사장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이 문제는 해결됐다.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와 논의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사실상 배상을 거부했다.
임씨는 12세 때 일본인 담임교사로부터 “일본에 가서 일하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으니 근로정신대에 지원하라”는 권유를 받고 일본으로 갔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린아이들이 하기 어려운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외출도 못 하고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일하다 전쟁이 끝나고 귀국했다. 김씨는 “(임씨가) 나이 들어 죽는 순간까지 속아서 (일본에) 간 데 대한 상처를 갖고 있었다”며 “죽은 후에 아내를 다시 만나면 ‘내가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해주기 위해 끝까지 아내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회의 마치고, 회식 끝나면 밤 10시... 신혼부부는 출산을 포기했다
- "광장시장 보고 있나"... 순대 1㎏ 4000원, 꼬마김밥 20개 4500원 어디?
- 에스파 카리나·이재욱 교제...'집 인근서 데이트'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찜질방 화장실서 몰카남 잡은 여성
- 스타필드 번지점프 60대 추락사… 왜 안전고리 안 채웠나
- "순두부 끓여주는 한국 연하남과 연애 판타지”…일본, 'K멜로' 직접 만든다
- 오일머니 거절한 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 협상 시작"
- 강소라, 출산 3개월 만 '슈돌' 출격 "한의사 남편 존경해"
- 與 혁신 공천은 '공수표'... 인요한이 띄운 '희생' 없었다
- "여러분 의사지 않냐" 조승우의 일침... 6년 전 드라마 역주행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