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칠 때 떠나겠다"…'가황' 나훈아 작별 인사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2.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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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77)가 데뷔 58년 만에 가요계 은퇴를 시사했다.

오는 4월부터 열리는 전국 투어 콘서트가 그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라는 단어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라'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표현으로 이번이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사실상 나훈아의 은퇴 무대가 될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투어는 4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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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8년만에 은퇴 알려
4월부터 전국투어 콘서트

가수 나훈아(77)가 데뷔 58년 만에 가요계 은퇴를 시사했다. 오는 4월부터 열리는 전국 투어 콘서트가 그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훈아는 27일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까지 왔다. 한 발 또 한 발 걸어온 길이 반백 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다"는 말로 편지글을 시작하면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도 했다.

'은퇴'라는 단어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라'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표현으로 이번이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그는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감사함을 모두 담았다"고 적었다. 편지 끝에는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라는 문구와 자필 사인을 덧붙였다.

사실상 나훈아의 은퇴 무대가 될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투어는 4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시작한다. 이어 7월까지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 등 전국에서 공연이 열린다. 하반기 일정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나훈아는 1966년 곡 '천리길'로 데뷔한 후 '무시로' '사내'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특유의 '꺾기' 창법이 돋보이는 가창력, 화려한 쇼맨십에 더해 향수 어린 깊은 감성을 담아 직접 작사·작곡까지 했으며 '가황'으로 불렸다. 1970년대에는 목포 출신 남진과 부산 출신 나훈아 사이에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를 대표하는 라이벌 구도까지 생기며 대중가요 부흥기를 이끌었다.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 이후 가요계에서 잠정 은퇴한 시기도 있었다. 2007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돌연 취소해 건강 이상설 등 각종 괴소문에 시달렸다. 그중에는 신체 훼손 루머도 있었는데, 이듬해 기자회견 도중 단상에 올라가 "바지를 내려서 5분간 보여드리겠다"며 허리띠를 푸는 모습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나훈아는 거침없이 소신을 밝히는 발언으로 유명했다. 2002년 평양 공연 때도 초청받았으나 이를 거부한 뒤 자신의 콘서트에서 "(북한 당국이)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것이 싫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생일잔치 공연 요청과 거액의 사례금을 거절하며 "나는 대중예술가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표를 끊으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나훈아는 2017년 11년 만에 컴백했고, 이후 매해 신곡을 내거나 꾸준히 콘서트를 열면서 관객과 만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9월, KBS2 특집 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무대에서 신곡 '테스형!'을 발표하며 또 한 번 나훈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2년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 지난해 12월 단독 콘서트 '12월에' 등 공연을 활발히 이어왔다.

다만 은퇴에 관한 생각은 이미 오랜 고민의 결과다. 그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출연 당시에도 "이제 저는 내려와야 할 시간"이라며 "언제 마이크를 놓아야 할지 시간을 찾고 있다. 길지는 못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한 바 있다. 훈장을 거절한 사연을 밝히면서도 "세월의 무게도, 가수라는 무게도 무거운데 훈장까지 받으면 그 무게를 어떻게 견디냐"며 "노래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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