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기·리딩방 운영…지능범죄 손뻗는 'MZ 조폭'
10명 중 6명은 10대~30대
SNS로 전국서 조직원 모집
과거 유흥업소서 금전갈취
지금은 경제범죄가 주수입원

전국 21개 폭력조직에 속한 2002년생 MZ 조직원들이 전국구 조직폭력 단체를 만들겠다며 전국회를 결성했다. 2022년 경기 안양시 주점에 모인 이들은 서로 시비가 붙으면서 집단 폭행으로 치달았고 조직원 37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해 경찰은 코인 사업의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며 피해자들을 감금해 폭행하고 현금 146억원을 가로챈 일당 8명을 구속했다. 이들도 조폭이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조직폭력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 조직원들은 유흥업소 관리 등을 주요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도박 사이트 운영, 보이스피싱(전화금융 사기), 리딩방·코인 사기 등 다양한 지능형 범죄로 영역을 넓히면서 검거 건수도 덩달아 늘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조직폭력 범죄에 연루된 검거 인원은 2020년 2817명에서 2021년 3027명, 2022년 3231명, 지난해 3272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검거 인원은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수치다.
검거 인원 증가와 함께 범죄 양상 변화도 눈에 띈다. 폭력을 행사해 검거된 경우는 2022년 1276명에서 지난해 1062명으로 오히려 줄었지만, 불법 사채로 검거된 경우는 같은 기간 20명에서 98명으로 크게 늘었다.
조폭들은 다양한 경제 범죄 영역으로 손을 뻗치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허위 투자 사이트를 운영하며 572명을 상대로 410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됐는데 경찰 조사 결과 전국 9개 조직에 속한 20·30대 조직원 상당수가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도박 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지능형 범죄가 전체 조직폭력 범죄에서 상당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전체 조직원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조직폭력 단체에 속한 조직원은 2019년 5130명에서 2023년 5572명으로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 나이에 조폭 세계에 발을 디디는 이른바 'MZ 조폭'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경찰이 관리하는 조직원 명단에 속한 20대는 2019년 511명에서 지난해 702명으로 4년 새 37% 증가했다. 10대 조직원 숫자도 같은 기간 12명에서 22명으로 증가했다.
경찰이 지난해 검거한 조직폭력 관련 검거 인원 3272명 가운데 10~30대 MZ 조폭 인원은 2073명으로 63%를 차지하고 있다. 신생 MZ 조폭단체는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온라인을 넘나들며 세력을 과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호남의 양은이·범서방파, 부산의 칠성파 등 유명 조직들이 주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던 것과는 딴판이다. 최형승 법무법인 새로 변호사는 "과거 조폭은 계보가 있어 경찰의 관리가 용이했던 것과 달리 최근 MZ 조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구성원을 모집하며 새로 생긴 조직이 많아 관리가 어렵고 관련 법률을 적용하기 까다롭다"면서 "서민을 울리는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에 대해서도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해 처벌하고 있는 만큼 이들 MZ 조폭의 조직적 범죄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로 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8~12월을 조직폭력 범죄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조폭 범죄를 막는 데 주력해왔다. 당시 단속으로 1183명의 조직원이 검거됐는데, 기업형·지능형 불법 행위가 520명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규 조직을 결성하거나 기존 폭력조직에 가입하고 활동한 혐의로 검거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체 조폭에서 차지하는 MZ세대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에 대해 수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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