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데 없는 박효준, 2루타→홈런 '타율 6할’ 예사롭지 않은 봄…배지환은 사구로 첫 출루(종합)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생존 경쟁을 위해 더는 물러설 데 없는 박효준(28)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범경기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세로 페이스르 바짝 끌어올렸다.
박효준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호호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6회 우익수 대수비로 교체출장, 2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1안타가 바로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전날(26일) LA 다저스전 2루타에 이어 홈런까지, 연이틀 장타에 시범경기 3경기 연속 안타로 타율 6할(5타수 3안타)을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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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대만 대표 린위민 상대 역전 스리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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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로 뒤진 6회 1사 1,2루에서 박효준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대표팀으로 한국 상대로 2경기(예선 6이닝 무실점 승리, 결승 5이닝 2실점 패전) 등판해 강한 인상을 남긴 좌완 린위민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으로 스코어를 8-7로 뒤집은 결정적 한 방이었다. 시범경기 1호 홈런. 박효준에게 일격을 맞은 린위민은 다음 타자 맥스 먼시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다.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 부진.
8회 두 번째 타석에서 박효준은 우완 조쉬 그린 상대로 2루 땅볼 아웃됐다. 이날 경기는 오클랜드가 8-9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박효준은 시범경기 첫 출장이었던 지난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2타수 1안타로 스타트를 끊었다. 26일 LA 다저스전에도 1타점 2루타로 첫 장타, 타점 신고를 했다. 이어 이날 홈런까지 터뜨리며 시범경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 전체 성적은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타율 6할에 OPS 1.400으로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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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박효준의 생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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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8세가 돼 병역 의무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된 박효준에겐 올해가 어쩌면 마지막 메이저리그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 야탑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4년 7월 뉴욕 양키스와 116만 달러에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박효준은 같은 학교 1년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밀어내고 유격수를 맡을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마이너리그 육성 과정을 밟고 2021년 7월 양키스에서 데뷔, 역대 25번째 코리안 빅리거에 올랐다.
그러나 대타 한 타석(땅볼)을 끝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피츠버그에서 44경기 홈런 3개를 치며 가능성을 보여준 박효준은 그러나 2022년 시즌 중 3번이나 마이너로 강등되는 고초를 겪었다. 23경기 타율 2할1푼6리(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OPS .648에 그쳤고, 시즌 후 피츠버그와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애틀랜타와 마이너 계약을 했다.
지난해 애틀랜타 산하 트리플A 그윈넷 스트라이퍼 소속으로 101경기 타율 2할6푼2리(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60볼넷 86삼진 16도루 출루율 .385 장타율 .379 OPS .763으로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 리그 최다승(104승)을 거둔 애틀랜타의 견고한 선수층을 뚫지 못하고 콜업 없이 시즌이 끝났다. 시즌 후 FA로 풀린 뒤 오클랜드와 마이너 계약으로 다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애틀랜타와 달리 오클랜드는 지난해 리그 최다패(112패) 팀으로 선수층이 약하다. 스몰 마켓이라 주전급 선수들을 언제든 팔 수 있는 팀이라 박효준에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현재 포지션은 외야수로 분류된 박효준이지만 시범경기에서 우익수(2경기 8이닝) 뿐만 아니라 2루수(1경기 3이닝)로도 나서고 있다. 포수 셰이 랭겔리어스, 1루수 라이언 노다, 2루수 잭 겔로프, 우익수 브렌트 루커, 좌익수 세스 브라운 정도만 주전으로 정해져 있어 박효준은 중견수, 유격수, 3루수 등 여러 포지션을 틈틈이 노려볼 수 있다.초청 선수 신분이지만 내외야를 오가며 시범경기에서 지금 페이스를 어느 정도 이어간다면 개막 26인 로스터도 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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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은 사구로 첫 출루, 첫 안타 신고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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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준과 피츠버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 배지환(25·피츠버그)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치러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 9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1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첫 출장이었던 지난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한 배지환은 이날까지 시범경기 2경기 4타수 무안타로 아직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3회 첫 타석에서 토론토 우완 선발 크리스 배싯의 초구 68.7마일(110.6km)느린 커브에 맞고 오른발을 맞고 1루에 출루한 배지환은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잔루로 남았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우완 조던 로마노를 맞아 볼카운트 2-2에서 연속 파울 커트 후 7구째 97마일(156.1km) 가운데 높은 포심 패스트볼에 배트가 헛돌아 삼진을 당했다.
중견수 수비에선 5회 스펜서 호위츠의 뜬공 타구를 하나 처리한 배지환은 그러나 다음 타자 저스틴 터너의 중견수 키 넘어가는 타구를 잡지 못해 2루타를 내줬다. 6회 수비를 앞두고 배지환은 길베르토 셀레스티노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3월 계약금 125만 달러에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배지환은 2022년 9월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역대 26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됐다. 지난해 개막 로스터에 들어 111경기 타율 2할3푼1리(334타수 77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30볼넷 92삼진 24도루 출루율 .296 장타율 .311 OPS .607을 기록했다.
2루수(64경기 56선발 465⅓이닝), 중견수(62경기 33선발 336⅔이닝) 유격수(3경기 3선발 24이닝) 등 내외야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면서 멀티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보여줬지만 타격 쪽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주력을 갖췄지만 낮은 출루율로 인해 장점을 100% 살리지 못했다. 올해는 타격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미국 출국 전 배지환은 “2루수, 중견수 어떤 포지션이든 포수가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최소한의 공격력을 갖춰야 한다. 작년에는 루키로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그런 것도 없다. 공수주 다방면에서 내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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