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없어도 의대 꿈꾸도록”…90대 노교수, 1조3000억 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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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학비 때문에 의대를 꿈꾸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미국 뉴욕시의 5개 자치구 중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브롱스의 '앨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루스 고테스만 명예교수(94)가 26일 대학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대 학비는 연 평균 5만9000달러(약 8000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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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작고한 금융가 남편 “옳은 일 하라” 유언에 “학자금 부담 없애겠다” 결정
미국 뉴욕시의 5개 자치구 중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브롱스의 ‘앨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루스 고테스만 명예교수(94)가 26일 대학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대가 받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다.
이에 따라 올 8월부터 이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무상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미 의대 학비는 연 평균 5만9000달러(약 8000만 원)에 이른다.
고테스만 교수가 기부한 돈은 2022년 작고한 남편 데이비드가 남긴 유산 약 30억 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유대계 금융가인 데이비드는 생전 월가에서 ‘퍼스트맨해튼’이란 투자자문사를 운영했다.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만든 버크셔해서웨이의 초기 투자자 겸 이사로도 재직하며 큰 돈을 벌었다. 두 사람은 1950년부터 72년간 결혼 생활을 하며 활발한 자선 사업을 벌였다. 이미 2008년에도 이 의과대에 2500만 달러를 쾌척했다.
데이비드는 사망 당시 부인에게 “당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일을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용처를 검토하던 고테스만 교수는 고등학생 수십 명을 직접 만나 이들의 고민을 들었고, 감당하기 어려운 학자금이 젊은이들의 꿈을 짓누른다는 것을 깨닫고 기부를 결심했다. 이 의대는 20만 달러 이상의 학자금 대출을 끼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졸업생 비중이 약 50%다. 뉴욕 내 의대 평균(약 25%)의 2배에 달한다.
당초 대학 측은 고테스만 교수의 이름을 따 의대 이름을 변경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그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며 거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억만장자가 부유층 거주지인 맨해튼에 있는 의대에 주로 기부하곤 했다”며 브롱스 소재 학교에 기부한 고테스만 교수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교육학 박사 출신인 고테스만 교수는 33년간 이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습장애 분야를 개척했다. 학습장애 검사 및 평가 도구와 치료법을 개발해 보급했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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