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미술시장, 올해도 '강력한 조정기'

서지혜 기자 2024. 2. 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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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미술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반면 해외 미술시장은 올해 예정된 큰 규모의 컬렉션 경매를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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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2023년 연간미술시장보고서' 발표
[서울경제]

올해 국내 미술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반면 해외 미술시장은 올해 예정된 큰 규모의 컬렉션 경매를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2023년 연간미술시장보고서’를 발표하며 “미술시장은 강력한 조정기에 머물러 있으며 정치적·지정학적 갈등과 긴장상태의 지속, 기후문제 등 부정적인 여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국내외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행하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에 따르면 2023년 1년간 총 28회의 오프라인 경매가 열린 가운데 낙찰총액은 1261억71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28.62% 줄어든 규모다. 낙찰 작품 수량은 1973점으로 전년동기대비 15.39% 줄었다.출품취소 비중은 총 출품작의 6.45%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낙찰률은 70.44%포인트로 전년대비 약 8.13% 하락했다. 국내 대표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만 분석한 경우, 낙찰총액은 41.01% 줄었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 미술품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현상과 대조된다. 국가별로 경매시장을 분석한 아트태틱(Arttatic) 보고서는 “해외에서의 한국 미술품에 대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미술 경매는 하락세”라고 밝혔다. 한국의 전후 및 현대 미술 부문은 2023년 홍콩의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에서 총 930만 달러의 낙찰총액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2년 보다 약 18.8%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국 작가들은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등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2023년 홍콩 세일에서 약 5% 점유율을 기록하며, 해외에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내수시장은 금리 인상 등이 고가 미술품들의 낙찰에 영향을 미치면서 2022년 대비 낙찰총액 등이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국화와 고미술품의 거래는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화와 고미술을 주로 다루는 마이아트옥션, 칸 옥션, 아이옥션 등을 분석한 결과, 낙찰 금액은 다소 낮은 가격대에 집중돼 있지만 양질의 작품공급과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요로 낙찰률은 70% 이상을 기록했다. 2023년 한 해동안 10억 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의 50%는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의 작품이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국내 미술시장은 경매 시장의 낙찰결과를 시장의 바로미터로 인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고, 몇몇 작가에 집중돼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조정기 시장에서 컬렉터들은 작가 포트폴리오를 더욱 좁혀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며, 구매할 만한 작품을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양상이 보여, 미술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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