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아세안5 수출 중간재 급증…“소비재도 늘려야”

전슬기 기자 2024. 2.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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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속에 '아세안 5개국'이 새로운 공급망 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가 아세안5에 수출한 중간재가 가공을 거쳐 미국과 중국으로 다시 넘어가는 것이다.

2022년 기준 아세안5에 대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의 최종 귀착지가 미국·유럽연합(EU)과 중국인 비중은 2015년 대비 각각 5.6%포인트, 4.6%포인트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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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고리’로 부상…수출품 가공해 다시 미·중으로
클립아트코리아

미·중 무역갈등 속에 ‘아세안 5개국’이 새로운 공급망 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가 아세안5에 수출한 중간재가 가공을 거쳐 미국과 중국으로 다시 넘어가는 것이다. 아세안5 수출 비중은 14%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아진 상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5 수출 특징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아세안5(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수출은 2010년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19.8%), 미국(18.3%), 아세안5(14.0%) 등의 순이다.

아세안5 수출은 직접경로와 간접경로로 나뉜다. 2022년 기준 아세안5 중간재 수출 중에 약 50%가 이 지역 내 생산에 쓰이는 ‘직접경로’에 해당됐다. 나머지 절반은 간접경로다. 아세안5로 수출된 중간재가 역내 가공을 거친 후 미국의 최종 소비 용도로 수출되거나 중국 내 중간재의 용도로 수출되는 것이다. 이는 아세안5가 한‧중·일 등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한 뒤 미국·중국 등에 다시 수출하는 ‘생산공장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 무역갈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기준 아세안5에 대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의 최종 귀착지가 미국·유럽연합(EU)과 중국인 비중은 2015년 대비 각각 5.6%포인트, 4.6%포인트 확대됐다. 보고서는 “우리의 아세안5 수출은 미국과 중국이 자국 내 소비와 생산을 목적으로 아세안5로부터 수입하는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미국 소비의 영향이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아세안5 수출은 우리나라의 기존 대중국 수출 구조와도 닮아 있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을 생산 기지로 삼아 수출을 해왔기 때문이다. 수출의 대부분이 중간재이며, 소비재 비중이 낮다는 점도 대중 수출과 유사하다. 한은은 이런 측면에서 아세안5 수출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2010년대부터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내수 중심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대중 수출이 구조적 제약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아세안5 수출이 계속 성장하려면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가 필요하며,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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