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중립국' 스웨덴도 나토 합류…대러 결속 강화하는 서방(종합)

박종화 2024. 2. 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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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200년 '비동맹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북대서약조약기구(NATO·나토)에 합류한다.

이런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하기로 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함께 비동맹 중립주의를 표명하던 핀란드도 러시아 위협에 지난해 나토에 합류한 바 있다.

AFP통신은 스웨덴의 합류로 발트해가 '나토의 호수'가 될 수 있다며 서방이 핵심 항로에서 러시아의 기동능력을 차단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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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끝으로 全 회원국 비준 마쳐…나토 회원국 32개국으로
발트해서 대러 포위망 구축…우크라에 지상군 파병도 거론
러 “나토-러시아 직접 충돌하면 예측할 수 없는 결과”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스웨덴이 200년 ‘비동맹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북대서약조약기구(NATO·나토)에 합류한다.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한 서방의 결속이 더욱 강화됐다. 유럽에선 군수물자 지원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직접 파병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사진=AFP)

러 안보 위협에 핀란드 이어 스웨덴도 나토 합류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했다. 헝가리를 마지막으로 스웨덴은 나토 가입에 필요한 모든 회원국 비준을 받게 됐다. 나토는 이르면 이번 주말 스웨덴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스웨덴이 합류하면 나토 회원국은 32개국으로 늘어난다.

스웨덴은 1814년 나폴레옹 전쟁 이후 200년 넘게 비동맹 중립주의를 견지해 왔다. 이런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하기로 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함께 비동맹 중립주의를 표명하던 핀란드도 러시아 위협에 지난해 나토에 합류한 바 있다. 두 나라는 그러잖아도 러시아가 자국과 인접한 북극·발트해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다른 유럽 나라보다 러시아의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며 “스웨덴은 유럽과 대서양 안보를 위한 책무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유럽의 군사 강국으로 꼽히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서 서방의 결속은 더욱 튼튼해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스웨덴 가입이 우리 모두를 더 강하고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오늘은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한) 상서로운 날”이라며 “나는 이것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온 전략적 실패를 다시 한 번 부각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


◇발트해 ‘나토의 호수’ 되나…“푸틴의 전략적 실패”


특히 발트해에선 노르딕 4국(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폴란드, 독일로 이어지는 대러 포위망이 구축됐다. 러시아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발트함대 모항이지 핵무기 기지가 있는 칼리닌그라드가 면해 있는 발트해는 러시아에도 요충지로 꼽힌다. AFP통신은 스웨덴의 합류로 발트해가 ‘나토의 호수’가 될 수 있다며 서방이 핵심 항로에서 러시아의 기동능력을 차단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섰다고 평가했다.

유럽 국가 사이에선 우크라이나에 직접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공식적으로 지상군을 지원한다는 합의는 없다”면서도 “아무 것도 배제해선 안 된다. 우린 러시아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 내 친러파로 분류되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일부 나토·EU 회원국이 곧 우크라이나와 양자 협정을 맺고 군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軍 편제 개편으로 ‘나토 확대 대응

서방 결속에 러시아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유럽안보협력기구 주재 러시아 대표는 피초 총리 발언에 대해 “갈등이 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적인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지리적인 이웃들에게 달렸다”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2010년 폐지된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를 다음 달부터 부활시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나토 확장에 대응해 군 편제를 정비하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지난해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했을 때도 벨라루스에 자국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핀란드와의 국경에 병력을 증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서방의 결속이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국방비를 제대로 지출하지 않는 나라는 나토 집단방위(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집단대응에 나선다는 원칙)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나토 흔들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스웨덴 국방연구소의 로베르트 달조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나토 동맹국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공약에 의문이 제기된다면 푸틴 대통령이 나토의 결의를 시험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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