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정당'이 '멸문정당' 돼…임종석 컷오프에 공천 갈등 최고조

중·성동갑 전현희 공천…고민정 최고위원 사퇴
박영순 탈당·새미래 합류…추가 탈당 가능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한 뒤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사저를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2024.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사실상 컷오프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의 공천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계파 갈등 확산으로 민주당이 총선 승패의 중대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해당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해 온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사실상의 '컷오프'(공천 배제)로 풀이된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임 전 실장을 공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중·성동갑은 전 전 위원장으로 의결했다"고만 답했으며, 다른 지역에 공천하느냐는 질문엔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공천 여부는 당내 친명과 친문의 공천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친명계는 윤석열 정권 출범 책임론을 물으며 임 전 실장에 험지 출마 등을 요구해왔으나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예전 지역구이기도 한 중·성동갑 출마 입장을 고수해왔다.

공천 갈등이 장기화하자 친문계를 비롯한 당내 의원들도 임 전 실장을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직·간접적으로 내왔다. 임 전 실장의 공천 여부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장기화하는 도중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친문계 공천 방향성에 대한 가늠자로 평가됐고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 유지를 위해서도 공천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 전 실장 컷오프로 결론나면서 그간의 공천 잡음으로 균열을 보였던 '명문 정당'은 파열 직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현역 의원 평가 기준이나 여론조사 업체 선정을 두고 빚어 온 갈등이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임 전 실장 컷오프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을 던졌다. 고 최고위원은 "(공천에 대한) 불신들을 종식시키지 않고서는 총선에서 단일대오를 이뤄 승리를 이끌어 나가기가 너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 있다.

현재까지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박영순 의원은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로 탈당을 선언했으며 설훈 의원도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박 의원은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설 의원과 박 의원은 각각 5명, 10명의 추가 탈당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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